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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11 00:00
[종교단신]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책 아이다미쓰오의 '덕분에'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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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온 세상이 불안정하고 뒤숭숭할때 마음에 위안을 주고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책이 나왔다.

저자 아이다미쓰오의 '덕분에'라는 책이다.
아이다미쓰오는 일본의 서예가이자 시인으로 재가불자로서 평생 공부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덕분에'를 통해 소탈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덕분에'에서 무엇이 선이고, 악인가 하는 삶의 의문점에 봉착할때, 삶의 쉼표의 필요성을 알려주고 자기 자신을 고백하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모색을 제안한다.

특히 이 책에서 돋보이는 것은 완숙된 시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서체로 담담한 스타일로 쓰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미루고 미루면서 변명만 늘어놓는 인간, 아부하고 남은 깎아 내리면서도 자신은 보태어 표현하는 거짓된 일상, 요령은 피우면서도 타인의 시선에는 민감한 나 자신 등 다분히 고백적인 아이다미쓰오의 글은 숨기고 싶은 우리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과 같다.
“거짓말을 하면 내세에 가서 염라 대왕에게 혀를 뽑힌다고 한다. 나는 도대체 몇 개의 혀를 가지고 가야 좋을는지.”
이런 식으로 일상의 모순을 제3자의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반성과 고백으로 보여주기에 강한 질타보다 따갑게 느껴진다.

여기에 평생 선을 공부하며 얻은 깨달음을 더하여 우리에게 반성과 새로운 모색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비오는 날을 화창한 날과 비교하여 ‘궂은 날’로 간주하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버리는 것이 곧 자연스런 생활 태도요, 이것이 미래지향적인 삶을 의미라는 것, 자기 부정과 자기 긍정의 조화를 통하여 오만과 비굴한 인간의 단면을 설명하는 부분, 진실의 길이란 칠전팔도(七顚八倒),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쓰러지는 것이라 하여 언제나 미완성일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는 부분 등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고민의 흔적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잘난 체 하며 강연을 마친 후의 부끄러움과 나이가 들어도 미녀에게는 약한 자신 등 저자의 허술한 부분은 이러한 진지함 속에 오히려 인간적으로 남는다.

시종일관 자기 반성의 어조로 풀어내고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과의 만남임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존엄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우쭐대고 옹졸한 자아에서 벗어나, 타인과 스스로에게 솔직한 내가 되고, 배려와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 구체적으로 움직일 것을 요구한다.
반복되는 문명의 충돌과 힘의 논리로 자행되는 전쟁, 그리고 무고하게 희생되는 생명. 이러한 혼란기에 놓인 우리들에게 이책은 마음의 위안과 지혜를 전한다.

“정파리 거울 앞에 서기 전까지 꼬옥 감추어두고 싶은 그 일도 이 일도”
(정파리의 거울이란 염라 대왕이 사는 곳에 있는 거울, 인간이 이 세상에서 범한 갖가지 죄업들을 속속들이 비춰낸다는 참으로 무시무시한 거울) ]

<덕분에>의 한 부분이다. 인간이 정해놓은 상대적 가치관 속에 벌어지고 있는 세상을 보면서, 우리들에게 떳떳한 삶, 진실된 삶의 가치를 상기시켜주는 대목이다.

리수刊. 128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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