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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2-22 00:00
[종교단신] 환경위원회 성명서<전문>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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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자연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무현정부의 즉각적인 대 불교 환경공약이행을 촉구한다-

지금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는 한 분의 비구니 수행승이 고귀한 자연과 생명을 살리기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을 16일째 진행하며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거짓말을 일삼는 개발당국에 맞서 외롭게 정진하고 있다.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당선자는 지난 12월 4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하여 천성산과 금정산을 관통하는 경부고속철도 노선 백지화와 공사중단을 불교계 공약 첫 번째 사항으로 약속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부산․경남지역 시민단체들과 불교계 대표들과의 면담자리에서 이를 재차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나 차기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와 한국고속철도 건설공단은 공사발주에 이어 업체 선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결국 차기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며 자신들이 내걸은 공약에 대해 일말의 실천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생명을 내건 수행자의 거룩한 가르침에 귀 기울여야한다 -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우는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근간인 천성산은 원효대사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불교의 성지이자 세계적으로 희귀한 22개의 고층습지가 분포되어 있어 생태계 유전자의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소중한 국가적 생태자산이다. 지난해에는 정부 스스로가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러한 천성산의 심장부를 고속철도로 달리는 길을 놓기 위해 파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님은 산이 울고 있다고 느꼈으며, 산이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소리를 들었으며,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며 단식에 들어가는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지금이라도 현 정부와 노무현 차기 정부는 매서운 겨울에 산문을 나와 목숨을 건 단식농성으로 외치고 있는 고귀한 생명의 절규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이천만 불교도들에게 한 약속을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이다. 자연과 생명을 살리기 위한 성스러운 수행자의 외침마저 외면한다는 것은 결국 전체 불교도를 상대로 한 공약이 거짓말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수행자가 산문을 나설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진심으로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상생의 시대를 개척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수행자의 성스러움을 인정한다면 개발에서 조화로의 일대전환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빠름과 편안함 만을 강조한 이기주의로 자연과 인간이 황폐화되는 재앙을 막아야 할 것이다. 천성산․금정산 관통 경부고속철도 공사발주 및 업체선정을 즉각 중단하고 백지화해야 하며,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백지화 공약을 즉각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진행 중인 국책사업에 있어 개발과 보전사이의 갈등이 있다면 사전 대화와 협의의 원칙에 따라 상생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총본산에서 국가지도자가 한 약속이 남발된 공약 중의 하나가 되어서는 안된다. 자연과 생명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수많은 수행자가 산문 밖으로 나오기 전에 정부는 하루빨리 자신들의 약속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불기 2547(2003)년 2월 20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 위원장 성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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