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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8-24 00:00
[종교단신] 자연과 삶에 대한 맑고 꾸밈없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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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목사 '마음하나 굴러간다'

“단소를 만지작거리며 분 지가 1년 남짓 되나 봅니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구멍을 막는 손가락 위치가 잘못돼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1년 남짓 단소를 불었으면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손가락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했다는 게 얼마나 우습습니까.”

성찰은 아프지만 아름답다. 더구나 ‘권위적’이기 쉽상인 목사가 자기의 허물을 드러낼 때는 더욱 그렇다.

충북 보은군 회남면 조곡리의 시골에 조그만 회남교회를 ‘섬기는’ 홍승표 목사는 <마음 하나 굴러간다>(호미 펴냄)에서 “제 살아가는 모습이 아직 이렇다는 거겠죠”라며 “잘못을 깨우친 오늘은 참 좋은 날”이라고 썼다.

‘교회 주보’에 쓴 글들을 모아놓은 이 글은 마치 그의 일기인 듯한 인상을 준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날벼락’을 맞은 그가 정갈하게 정리된 장농 속의 옷들을 보고 아내의 내음을 맡으며 한 독백에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꽃과 풀, 나무, 삶에 대한 글은 샘물처럼 맑다. 그래서 이현주 목사는 “홍 목사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렇게 뒷맛이 흐뭇하고 개운한 까닭은 아마도 그의 글에 화학 조미료 같은 꾸밈말이나 속임수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게다”고 썼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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