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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15 00:00
[불교어록방] 부처님 오신 날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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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풀이

부처님 오신 날 : 음력 4월 8일. 초파일(初八日) 또는 파일이라고도 함. 불탄절(佛誕節). 욕불일(浴佛日). 부처님의 탄생일은 단오나 유두와는 달리 불가(佛家)의 명절임. 우리나라에서는 이 날을 공휴일로 정해 신라 때부터 우리 역사에 끼친 지대한 영향과 종교적인 불교 신앙의 위치를 소중히 여기고 있음. 부처님의 은혜를 온 몸에 입는 날이기에 사찰에 찾아가 재를 올리거나 축원을 함. 용화회(龍華會) 등.

관욕(灌浴) : 초파일에 아기 부처님인 탄생불상(誕生佛像)을 목욕시키는 의식. 향탕(香湯). 감차(甘茶)를 감로수로 비유해서 사용함.

여래(如來) : 여거라고도 역함. 진리에 따라 와서 진여에서 나타나는 분. 즉 정각을 이루신 부처님.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 '하늘 위 하늘 아래 나만이 홀로 높다'는 뜻으로 부처님이 탄생하자마자 7걸음을 떼 놓으시고 위의 말을 하셨다고 함. 인간의 존엄성을 상징하는 보편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음.

▨ 파일의 민속놀이

※ 문헌에 의하면 신라 때는 정월 15일에 등을 달아매는 풍습이 있었으며, 고려 현종 때는 2월 15일에 연등회를 거행하고 그 후 고종 때에 와서 4월 초파일에 간등하였다. 고려시대에 궁중에서 공의로 행한 연들회는 그 규모가 호화로왔는데, 문종 21년 흥왕사의 낙성을 계기로 성황을 이루어 조선시대에 이어졌다.

조선시대에는 자녀의 수만큼 등을 달고 남보다 높이 큰 등을 매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으며, 등 꼭대기에는 꿩의 깃을 꽂아 길상을 표시하고 울긋불릇한 천은 잡귀(雜鬼)및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남보다 높이 세우려는 행위는 행복을 위한 간절한 소원으로 이행되어졌다. 어떤 지방에서는 처녀들이 쌀가루를 그릇에 담아 근처 산에 올라 철쭉꽃 그늘 밑에 앉아서 진달래 등 한잎 두잎 꽃잎을 따서는 준비해 온 가루에 혼합하여 전을 부쳐 화병을 만들어 정갈히 씻은 식기에 담아 먼저 산신에게 예한 후 나누어 먹으면 담소하는 풍속도 있다.

또한 이 날은 어린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아동천국의 날이기도 했다. 낮에는 분홍 두루마기에 남색 전복을 받쳐 입고 도홍띠에 복건을 쓰고 마치 설날처럼 일가친척 집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돈을 얻기도 하며, 종로거리에는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시장이 서는데, 딱총. 호루라기. 오뚜기. 거북이. 피리 등을 팔아 요즘은 어린이날처럼 아이들을 꿈에 부풀게 하는 날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초파일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연등놀이였다. 저녁이 되면 연등놀이를 하는데 가족의 수만큼 등을 만들거나 사서 각자의 이름을 써서 현등하고 각자의 소원을 빌었다. 예전에는 등을 집에서 만들었거나 지금은 절에서 만들고 있다. 그 등의 이름만 해도 수박등. 마늘등. 참외등. 연꽃등. 모란등. 잉어등. 거북등. 학등. 봉등. 용등. 자라등. 가마등. 머루등. 화분등. 누각등. 북등. 종등. 연등. 태평등. 수복등. 만세등. 남산등. 일월등 등 색깔과 모양이 매우 다채롭다. 재료로도 종이 외에 붉고 푸른 비단을 바르기도 하였으며 글씨나 그림을 그려 더욱 화려하고 장엄하게 장식하려고 애썼던 것이다.

이와 아울러 자신들의 소원을 간절히 기원하며 여러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탑을 돌면서 불경을 외는 탑돌이도 초파일 날의 빼놓을 수 없는 의식이었다.

▨ 예화

하늘 위 하늘 아래 나만이 홀로 높다
6월이면 열리는 카필라성 축제가 끝나려 하는 때였다. 나라 안의 모든 거리와 사람들은 축제로 한창 들떠 있었다. 마야 왕비는 축제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술을 입에 대지 않고 화환과 향으로 몸을 꾸미고 조용한 마음으로 축제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다. 축제가 시작된 지 이레가 되는 끝나는 날 아침이었다. 마야 왕비는 일찍 일어나 향내나는 맑은 물에 목욕을 하고 사십만 냥의 황금을 풀어 크게 보시하였으며 아침 식사를 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하루 종을 여덟 가지 재계를 지켰다. 하루 일을 마친 왕비는 침전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홀연, 아늑하게 감싸오는 잠결 속에서 왕비는 사천왕을 보았다.

사천왕은 왕비가 누워 있는 침대를 설산의 큰 사라수 밑으로 옮겼다. 기다리고 있던 천왕들의 왕비는 마야 왕비를 못으로 데려가 인간의 때를 씻겨 주었다.
그리고 하늘 사람의 옷을 입히고 향을 바른 다음, 천상의 꽃으로 몸을 꾸몄다. 그 부근에는 백은으로 된 산이 있고 그 복판에는 황금의 궁전이 있었다. 천왕의 왕비들은 마야 왕비를 그 황금의 궁전으로 데리고 가서 이미 마련된 하늘 사람의 침대에 눕혔다.

그 때 흰 빛깔의 훌륭한 코끼리 하나가 은빛 찬란한 코로 흰 연꽃 한 송이를 들고 한 소리 우렁차게 외치고서 황금 궁전으로 들어갔다. 흰 코끼리는 마야 왕비가 누워 있는 침대 주위를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다음 왕비의 오른쪽 갈비를 헤치고 태에 들어갔다.

문든 꿈에서 깨어난 왕비는 이 일을 정반왕에게 이야기하였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왕비, 매우 상서로운 일에 틀림없소. 내 나이 오십이 지났고 왕위에 오른 지도 삼십 년이 가까운데 후사가 없어 걱정이더니 왕비의 꿈은 후사를 이을 태몽에 틀림없소. 해몽을 잘하는 유명한 바라문을 불러 물어보도록 합시다."

왕은 곧 전국에 명령하여 예순 네 사람의 유명한 바라문을 모이도록 하였다. 왕은 그들 바라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새로 지은 옷과 값진 물건들을 준 다음 왕비의 꿈에 대해서 물었다. 이야기를 들은 바라문들은 한결같이 말하였다.

"대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꿈은 왕비께서 아기를 잉태하신 꿈이옵니다. 그 아기는 왕자입니다. 왕자께서 왕위를 계승하면 전륜왕이 될 것이며 집을 떠나 출가 하게 되면 세상의 번뇌를 없애 주는 부처가 될 것입니다."

왕과 왕비는 무한히 기뻤다. 한편 왕의 마음 한구석에는 장차 태어날 왕자가 출가하여 부처가 되면 후사가 끊어질까 해서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왕비는 보살을 잉태한 후로는 매일같이 재계를 지키고 천왕들은 부처님을 보호하기 위하여 카필라 섬과 왕궁을 지켰다.

드디어 달이 차서 왕비는 풍속에 따라 친정에 가서 아기를 낳고자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님, 아기를 낳을 때가 되었읍니다. 이제 친정인 코올리성으로 가서 그곳에서 아기를 낳고자 합니다."

왕은 기꺼이 승낙하였다. 왕은 카필라 성에서 코올리성으로 가는 길을 고치게 한다음 황금의 수레에 왕비를 태워 보냈다. 왕은 대신과 병사들로 하여금 왕비를 보호하게 하고 많은 궁녀와 시녀들을 딸려 보내어 시중을 들게 하였다.

카필라성과 코올리성의 사이에는 룸비니라고 부르는 동산이 있었다. 이 동산에는 '근심이 없는 나무'라고 하는 무우수가 우거져 있었다. 그 때 우거진 무우수 나무들은 줄기로부터 가지 끝까지 한 빛깔의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가지 사이와 꽃 사이에는 오색의 꿀벌들과 온갖 새들이 아름다운 소시로 지저귀면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룸비니 동산 전체가 제석천의 동산과 같이 황홀하기 그지 업었다.

왕비의 일행이 룸비니 동산에 이르자 왕비는 동산의 이러한 모습에 끌리어 그곳에서 쉬고 싶어졌다. 왕비는 수레를 무우수의 숲 속으로 옮기게 하였다. 왕비는 많은 나무 중에서 왕자다운 나무 아래 수레를 멈추게 하였다. 왕비가 땅에 내려서 꽃을 활짝 핀 가지를 잡으려고 팔을 뻗어 올리자, 가지는 스스로 내려와 왕비의 손에 닿았다. 왕비가 그 꽃가지를 잡자 산기가 일어났다. 시녀들은 곧 왕비의 주위에 포장을 치고 물러갔다. 이윽과 왕비는 꽃가지를 잡고 선 채 아기를 낳았다. 그와 동시에 청정한 마음을 가진 네 명의 대범천이 황금 그물을 가지고 와서 아기를 받았다.

아기는 어머니 태 안에 있었으나 더러운 물질에 조금도 더럽혀지지 않고 밝고 깨끗했으며 비단에 싸인 진주처럼 빛나는 몸으로 마치 법좌를 내려오는 법사처럼 또는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발을 벌리고 어머니 태를 나왔다.

하늘에서는 아기와 어머니에게 경의를 나타내기 위하여 두 줄기 물이 내려와 아기와 어머니의 몸을 씻어 기력을 더해 주었다.

네 사람의 대범천은 황금 그물로 아기를 받아 안은 다음 말하였다.
"왕비님, 기뻐하십시오. 위대한 힘을 가진 태자께서 출생하셨읍니다."
사천왕은 촉감이 좋은 양피의 옷을 가져와 황금 그물에 싸인 아기에게 입힌 다음, 비로소 아기를 사람들의 손으로 옮겨 땅에 내려서도록 하였다. 땅에 내려선 아기는 동쪽을 바라보았다. 동쪽으로 수천의 세계는 마치 하나의 뜰과 같이 환하게 트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성스러운 광명이 아기를 향해 뻗쳤다. 하늘 사람과 인간들은 꽃과 향을 올려 공양하고 부처님의 탄생을 찬탄하였다.

동쪽을 바라본 부처님 동쪽으로 일곱 걸음을 크게 떼어 놓았다. 대범천은 흰 일산을 받들고, 선시분천은 총채를 들고, 다른 하늘 사람들은 저마다 전륜성왕을 상징하는 물건을 들고 있었다. 아기왕자는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나만이 홀로 높다."




아시타 선인의 눈물

아시타 선인은 선정에 들어 삼십삼천의 신들의 천의를 흔들면서 부처님의 탄생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기뻐하는 신들에게 정중하게 물었다.
"신들이 이토록 기뻐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왜 천의를 흔들고 있읍니까?
아수라와의 싸움에서 신들이 이기고 아수라가 졌다 해도 몸의 털이 서도록 저렇게 기뻐하지는 않았읍니다. 도대체 얼마나 희유한 일을 보았기에 신들은 그와 같이 기뻐합니까? 존귀한 분들이여, 나의 의심을 속히 풀어 주십시오."

신들은 대답하였다.

"비할 데 없이 훌륭한 이승의 보배이신 보살이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이승에 태어나셨읍니다. 룸비니의 석가족 마을에. 때문에 우리들은 기뻐하고 있읍니다. 모든 중생 가운데 가장 높으신 이, 숫소와 같은 사람, 생명을 가진 모든 것 중에서 가장 높으신 이, 숫소와 같은 사람, 생명을 가진 모든 것 중에서 가장 높으신 이는 멀지 않아 선인이라고 이름하는 숲에서 법륜을 굴리실 것입니다. 모든 짐승을 위압하는 사자후와 같이."

이 말을 들은 선인은 서둘러 정반왕의 궁전에 가서 석가족 사람들에게 물었다.
"왕자는 어디 계십니까. 저도 만나고 싶습니다."
석가족 사람들은 숙련공이 다듬은 황금과 같이 빛나는 모습의 왕자를 아시타 선인에게 보였다. 관상술과 베다성전에 통달한 그는 아기를 보고 경건한 마음으로 말하였다.

"이 아기는 위없는 분이시다. 인간 가운데에서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분이시다.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분이시다."

그리고 선인은 눈물을 흘렸다. 석가족 사람들이 물었다.

"우리 왕자의 앞날에 장애라도 있읍니까?"
"아닙니다. 나는 왕자에게 불길한 상이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앞날에도 장애가 없을 것입니다. 이 분은 범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귀를 기울여 들으십시오. 이 왕자는 언젠가는 최고의 깨달음에 도달할 것입니다. 최고의 청정한 경지를 터득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고 그들의 이익을 위하여 법륜을 굴리실 것입니다. 그가 설하는 청정한 가르침은 세상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승에서의 나의 여생은 길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기다리다가 그 중도에서 죽음이 찾아올 것입니다. 나는 비길 데 없는 힘을 가진 이의 가르침을 들을 수 없을것입니다. 때문에 나는 괴로워하고 슬퍼합니다."

이 청정한 수행자 아시타 선인은 석가족의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왕궁을 떠나갔다. 그리고 그의 조카인 나아라가에게 말했다.

"만약, 후에 눈뜬 이가 있어 깨달음을 얻어 진리의 길을 걷는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너는 그곳을 찾아가 가르침을 묻고 그 스승 밑에서 청정한 행을 닦으라."

▨ 요지

4월 8일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날이다. 이날은 모든 불교인의 명절이다. 그러나 한편 4월 초파일 하면 불교인이든 아니든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이 다같이 즐겨온 날이기도 하다. 그것은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이는 우리 중생들을 위해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까닭이다.

자신만이 깨달은 진리를 가엾은 중생들에게 회향하기 위해 부처님이 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우기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르고 있는 불성을 깨우쳐 주기 위해 부처님은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빈자일등의 가난한 이웃 사랑과 불이의 평등을 우선하여 실천함이 부처님이 이 세상 나오신 참 뜻을 받드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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