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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4-01 00:00
[불교어록방] 사랑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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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풀이

사랑 : ① 상대편을 존중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 ② 이성에 끌리어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 또는 그런 관계. ③ 일정한 사물을 즐기거나 좋아하는 마음.

자비 : ① 동정심이 많이 자애로움. 크게 사랑하고 크게 가엾이 여김. ② 부처나 또는 보살이 중생에게 복을 주어 괴로움을 없게 함. 괴로움을 없애주고 함께 기뻐함.

자비지택 : 자비로운 은혜

자애 : 어머니가 자식을 어여삐 사랑하듯 모든 중생을 보살피는 마음.
박애 : ① 널리 사랑함. 평등으로 사랑함. ②인류애의 정신에서 널리 자애. 동정을 기울이는 것.  ③인간 상호간에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우려는 이상 및 그 실행 노력.

박애주의 : 인종적 편견이나 국가적 이기심을 버리고 인류 전체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전인류가 모두 평등하게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주의. 그 근거는 종교에 두었음. 사해동포주의

아가페적 사랑 : 자기를 희생하고 타인이나 영원한 존재를 위해 사는 타자본위의 사랑.

▨ 고사. 명언

※ 종이라고 하는 것은 치면 소리가 난다. 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세상에서 버린 종이다. 또 거울이란 비추면 그림자가 나타난다. 비추어도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세상에서 내다 버린 거울이다. 보통 사람이란 사랑하면 따라온다. 사랑해도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또한 세상에서 버린 사람이다. - 한용운

※ 오 사랑이여! 그대는 바로 악의 신이로다. 하긴 우리들은 그대를 악마라고는 부르지 못하니까. - 바이런 「돈주앙」

※ 애정의 수단으로 행복해지는 유일한 길이 있다. 즉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 P. 부르제 「현대 연애생리학」

※ 사랑은 왕궁에서뿐 아니라 오두막 집에서도 산다. - J.레이

※ 사랑의 치료법은 더욱 사랑하는 것밖에는 없다. - H.D 도로우 「일기」

※ 사랑하며 가난한 것이 애정 없는 부유함보다 훨씬 낫다. - L. 모리스

※ 사랑이란 뿌리는, 땅 속 깊숙이 박았지만 가지는 하늘로 치뻗은 나무이어야 한다. - B. 러셀 「결혼과 도덕」

※ 사랑은 너무 어려 양심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양심이 사랑에서 태어나는 것은 누가 모르는가? - 세익스피어 「소네트집」

※ 사랑은 일에 굴복한다. 만인 사랑으로부터 빠져 나오기를 원한다면, 바쁘게 되라. 그러면 안전할 것이다. - 오비디우스 「사랑의 치료」

※ 사랑은 두 사람이 자기중심주의적이다. - A.D.샬

※ 사랑에 대한 유일한 승리는 탈출이다.

▨ 부처님 말씀

※ 너희 비구들은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 집이 없이 도를 배운다.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닦고 또한 사랑하는 마음의 공덕을 찬탄하여야 하느니라. - 「잡아함 조소경」

※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지 말고 사랑하지 않는 이와 짝하지 말라. 사랑과 못 만나면 괴로움이 있고 사랑을 못 받으면 근심 있나니, 그 중에서 근심과 슬픔이 생겨 사랑의 근본을 소멸시킨다. - 「출요경 염품」

※ 제 몸보다는 남의 몸 사랑하고 제 목숨으로 남의 목숨에 견주는 그는 남을 해치지 않는다. -「출요경 염품」

※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음은 욕심을 인연하고 욕심으로부터 생기며 욕심으로 말미암에 있느니라. - 「중아함 석문경」

※ 비구가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히면 크고 복된 이익을 얻을 것이다. - 「잡아함 지경」

※ 선인은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과 같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다. - 「출요경 무상품」

※ 만일 비구가 부끄러움이 없으면 사랑과 공경을 해친다. ..... 마치 나무와 같나니, 만일 겉껍질을 해치면 속껍질이 상함과 같느니라. -「중아함 참괴경」

※ 어리석은 이들의 사랑 장난은 흙덩이를 서로 던지는 아이들 같다. - 「굴하경」

※ 만일 사랑스럽고 어여쁜 여인을 보거든, 참 모양을 관찰하고 부처님의 법을 바로 생각해 보라. - 「중아함 식지도경」

※ 썩은 나무에서 싹을 찾고 불 속에서 물방울을 찾고, 물 속에서 불을 구하고 애욕이 없는 데서 애욕을 구하랴 - 「불설장자육과출가경」

▨ 예화

호랑이의 사랑이야기

신라 원성왕때의 일이다. 김현은 초파일 날 깊은 밤에 흥륜사에서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그때 한 처녀가 염불을 하며 따라 돌다가 서로 알게 되어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둘은 함께 처녀의 초가집에 가게 되어쓴ㄴ데 노파가 둘 사이를 묻고는 걱정하여, "비록 좋은 일이나 서로 만나지 않음만 못하다. 네 오빠들이 나쁜짓을 할까 두려우니 잘 숨겨라"하였다.

잠시 후 세 마리의 호랑이가 들어와 말을 하기를, "집안에 사람냄새가 나니 요기하기 좋겠다"하였다.

모녀와 오라비들이 옥신각신하는 중에 하늘에서, "너희들이 너무 생명을 해하니 한 놈을 죽여 악을 징계하겠다"하였다.

모두가 근심하는데 여자가, "세 오빠가 멀리 피해서 스스로 징계하면 제가 벌을 받겠어요."했다.

모두 고개 숙여 감사하고 도망가자 여자는 김현에게로 와 말했다.

"이제 모든 것을 아셨으니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비록 유가 다르나 부부의 연을 맺었읍니다. 이제 하늘의 화를 저 한몸이 받고자 하니 차라리 낭군의 손에 죽어 은혜를 갚고자 합니다. 내일 제가 시장에서 사람을 해치면 나라에서 상금과 벼슬로 저를 잡고자 할 것이니 낭군께서는 저를 쫓아 성 북쪽 숲으로 오시어 저를 잡아가십시요."

김현이 어찌 그런 무정한 짓을 할 수 있겠는가 하고 완강히 거절하니, 여자는 "이는 하늘의 명령이요, 나의 소원이며, 낭군의 경사요, 일족의 복이고 나라 사람의 기쁨입니다. 한번 죽어 다섯 가지 이익이 있으니 어찌 어기겠읍니까. 다만 저를 위해 절을 세우고 불경을 설해주시기 바랍니다."하며 결국 울며 작별하였다.

다음날 과연 맹호가 성중에서 사람을 해치므로 원성왕이 널리 용사를 구하자 김현이 나섰다. 김현이 숲으로 따라가니 여자가 반가이 맞으며, "저에게 상한 이는 흥륜사 간장을 상처에 바르고 나팔소리를 들으면 나을 것입니다."하고 스스로 제 목을 찔러 죽었다. - 「삼국유사」


사랑의 실천

어느 사람이 위대한 수행자 라마누자를 찾아가서 말했다.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나 라마누자는 말했다.
"그보다 먼저 이것 하나만 말해다오. 그대는 누구와 사랑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그 사람이 대답했다.
"저는 이 세상이나,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에는 관심이 없읍니다. 저는 오직 신만을 원합니다."
라마누자는 말했다.
"부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지금까지 어떤 여자나 어린아이나 또는 그 누구를 사랑해 본 적이 없는가?"
그 사람이 말했다.
"저는 종교적인 사람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읍니까? 저는 세속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신에 이를 수 있는지 그 길만 가르쳐 주십시오."
드디어 라마누자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불가능하다. 먼저 그대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신을 향한 첫걸음이다. 그런데 그대는 아직까지 신을 향한 그 첫걸음조차 떼어 보지 못하였다. 돌아가서 누군가를 사랑하라." -라즈니쉬「잠에서 깨어나라」

나를 사랑하세요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다. 어느 날 둘이는 냇가로 나갔다. 남자는 가슴이 벅차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늘은 맑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냇물에 반짝이고, 향기로운 꽃냄새가 미풍에 실려오고 있었다. 애꿏은 풀만 쥐어뜯다가 남자는 편지를 꺼냈다. 조용한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마음을 도저히 말로는 할 수 없기에 편지로 대신하는 것이었다.
여자는 가만히 들었다. 남자는 끝없이 긴 편지를 계속 읽고 있었다. 여자가 말했다.
"당신이 읽는 것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 아닌가요? 그런데 나는 여기 있어요. 편지를 읽을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세요."

정신박약아의 어머니 펄벅

「대지」의 작가인 펄벅여사는 위대한 문학가임과 동시에 위대한 어머니이기도 했다. 「어머니여, 한탄하지 마세요」라는 책에서 여사는 자신의 딸에 대해 쓰고 있다.

여사의 귀여운 딸은 성장할 수 없는 아이였다. 어느 사이엔가 지능의 발달이 멈추었기 떄문이다. 이를 안 여사의 놀라움은 참으로 컷으나 골똘히 딸의 행복이 무엇인가에 관해 생각했다.

이전에는 함께 어울리던 딸아이의 친구들이 어느 사이에 가까이 오지 않게 되었다. 여사에게는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한 글자라도 기억할 수 있도록 열심히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코 연필을 쥔 딸아이의 손이 땀투성이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문득 깨달았다.
'정말 잘못했구나. 나를 기쁘게 해주려고 내 딸아이는 참으로 열심이었구나. 하지만 글자를 깨우쳤다 해서 딸아이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그 때문에 더욱더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여사는 글자를 외우고 숫자를 셈하는 일을 강제로 시켜서는 결코 딸이 행복하게 되지 않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보다는 놀고 있을 때의 딸아이의 살아 움직이는 동작이야말로 정말로 필요한 것임을 알았다.

그 후 여사는 미국 내의 학교란 학교는 거의 모두 방문하였고, 마침내 뉴저지주 바일랜드에서 딸이 안주할 곳을 발견했다. 에드워드 죤스톤이란 사람이 세운 학교였다. 어린이들은 에드워드 교장 곁을 지날 때는 "선생님, 에드 선생님"하고 날듯이 다가 왔고, 교장 선생님이 호주머니에서 초콜렛이나 캔디를 꺼내주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먹었다.

여사는 '이곳이야말로 딸의 행복이 있을 곳이다'라고 안심하고 딸을 맡겼다.

의상스님을 사모하는 선묘

의상은 홀로 죽음을 무릅쓰고 유학길을 떠났다. 이윽고 바다를 건너 동주해안에 도달하여 한 신도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그 집에는 선묘라는 이름의 한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녀는 의상의 용모가 매우 뛰어남을 보고 가까이하려고 했지만 돌과 같이 굳은 의상의 마음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선묘는 의상의 굳은 의지를 보고 도심을 일으켜 그 앞에서 다음과 같이 대원을 발하였다.

"세세생생에 스님께 귀명하겠읍니다. 대승을 배워 익히고 대사를 성취하겠읍니다. 제자는 반드시 시주가 되어 스님께서 필요로 하는 생활품을 바치겠나이다."

의상은 그후 장안 종남산에 있는 지엄삼장에게로 가서 화엄학을 배웠다.

공부를 끝내자 돌아가 전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의상은 고국 신라를 향하여 먼길에 올랐다. 다시 문등현에 이른 그는 그 신도집을 찾아 그동안 베풀어 준 갖가지 편의에 사의를 표했다.

의상을 선창길에서 보았다는 소문을 들은 선묘가 미리 의상을 위해 준비한 법복과 그 밖의 여러가지 집기들을 함에 가득 넣어 해안에 도달했을 때 의상이 탄 배는 이미 멀리 떠나고 있었다. 선묘는 그 배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일심으로 뇌었다.

"나의 참된 마음은 법사를 공양하는 일입니다. 원하옵건대 이 옷함이 저 배에 닿기를..."

그녀는 그리곤 옷함을 물결 속에 던졌다. 때마침 강풍이 불더니 옷함을 파도에 실어 의상이 탄 배에 닿게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또 맹세하기를 "내 몸이 변해서 큰 용이 되기를 바라옵니다. 그래서 저 배가 무사히 신라 땅에 닿아 스님이 법을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비옵니다."하고는 몸을 바다 속으로 던졌다.

그 원력이 굽힐 수 없는 것임을 알았는지 신이 감동하여 과연 용이 되었다.

용이 된 선묘는 혹은 떠롱랐다, 혹은 잠겼다 하며 의상이 탄 배밑을 부축하여 무사히 신라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였다.

귀국 후 의상은 산천을 두루 편력하다가 이윽고 지금의 영주 부석사 자리에서 "여기야말로 땅이 신령하고 산이 수려하니 참으로 법륜을 굴릴 만한 곳이다"하였다.

이에 몰래 의상을 따라 다니던 선묘는 이 뜻을 알고 허공중에 커다란 바위로 변하여 가람의 지붕 위에서 떨어질까 말까 하는 모양을 하였다. 그때에 그곳에 모여있던 대부분의 승려들은 소승의 무리였던 바 그 돌을 보고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다. 의상은 이 절에 들어가 겨울과 여름에 「화엄경」을 강의했다. 특별히 부르지도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코끼리와 소설가 키플링

어떤 써커스단의 '핍'이란 코끼리가 있었다. 꽤나 인기가 있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갑자기 미친듯이 난폭하게 되었다. 그래서 단장은 핍을 사살하려고 마음먹게되었고, 코끼리가 죽은 것을 보려고 구름떼같이 사람들이 모였다. 그대 안경을 쓰고 암갈색의 콧수염을 기른 신사가 나타나서 조용히 단장의 어깨들 두들겼다.
"저 코끼리는 결코 미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얌전하게 해 보이지요"
하고 신사는 날쌔게 우리 안으로 들어가 코끼리에게 다정스레 말을 걸였다. 모두들 그 신사가 밟혀죽지나 않을까 하고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데, 코끼리는 어린아이처럼 어리광부리는 소리를 내면서 코를 신사의 손에 감아 걸었다.
"이 코끼리는 다만 고향이 그리워졌을 뿐입니다. 다시 난폭하게 되면 나를 불러주십시오."
신사는 단장에게 명함 한 장을 건네주고 인파 속으로 사라져갔다. 명함에는 '라드야드 키플링'이라고 씌어 있었다.

▨ 요지

사람은 사랑하며 살아가는 생이다. 사랑으로 수태되어 사랑으로 양육되며 사랑하다가 떠난다. 그러나 이 사랑은 자기중심주의로서 끝나버리고 자신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것이 중생의 삶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러한 작은 사랑을 일체중생을 향한 큰 사랑으로 변화시킨다.

모두가 나를 향한 은혜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삶이 불교도의 삶이다. 나를 위하여 수고하고는 일체중생에게 사랑을 회향하는 것이다.

불교의 수행은 작은 애욕의 집착을 끊는 것이지 사랑하는 마음 - 이는 믿음의 종자요 깨달음의 기틀이다 - 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다. 남을 사랑함으로써 사랑받는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곳이다.

덧붙여 우리가 불보살의 사랑을 믿음으로써 우리의 한계를 벗어나 완성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신앙은 바로 이 불보살의 능력을 간구하는 것이요, 그것은 우리의 지극함으로 보답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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