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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11-15 00:00
[불교어록방] 조계종 법전 종정 동안거 결제법어
 글쓴이 : 전수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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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장선사께서 결제대중들에게 일렀습니다.

    "목구멍과 입술을 닫고서 빨리 한마디 하거라."
    그때 위산영우가 말했습니다.

    "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선사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백장선사께서 말씀하였습니다.

    "그대에게 말해주기를 꺼리는 것은 아니나, 뒷날 우리 법손들을 다 죽일까봐 걱정된다."
    그러자 오봉상관(五峰常觀)이 말했습니다.

    "선사께서도 입을 다무십시오."
    백장선사가 말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대를 간절히 기다렸다."
    그때 운암담성이 말했습니다.

    "제가 말하겠으니 화상께서 다시 말씀해 주십시오."
    백장선사가 다시 "목구멍과 입술을 닫고서 빨리 한 마디 하라"고  하니  운암이 말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지금 계십니까?"
    백장선사가 말하였습니다.

    "우리 법손들은 다 죽었구나."

이 결제법문을 산승도 설함없이 설했고 따라서 결제대중은 들음없이 들었습니다. 대체로 종사가 납자를 지도하는 것은 못과 쐐기를 뽑아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납자가 안목이 없으면 못과 쐐기를 뽑아주고 있는데도 못과 쐐기를 뽑아주는 것조차 모르고서 아프다고 비명만 지르면서 또 다른 못과 쐐기를 뽑아주기만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래서 운문선사는 이렇게 대갈일성을 하였던 것입니다. '평지에서 죽은 놈들이 수도 없다. 가시덤불을 지나갈 수 있는 놈이라야 제대로 된 놈이다'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눈가죽이 제대로 뚫려있는 납자라야 가시덤불이라는 격외(格外)의 언구  속에서도 그 낙처(落處)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담판한(擔板漢) 즉 외골수들은  말이라는 가시덤불에 걸려서 제대로 살아남지를 못합니다. 안목이 있는 납자라면 칼을 두 손으로 움켜진 채 휘두름을 당하더라도 칼끝도 상하지 않게 하고 자기 손도 다치지 않는 법입니다. 가시덤불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힘이 없다면 결국 가느다란  실오라기에 걸려서도 그것조차 끊어버리지 못합니다. 저 누에고치처럼 가는 실에 뒤엉키게 되어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살에 달라붙고 뼈에 달라붙어  절대로 빠져나오지를 못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도 마을을 만나지 못하고 뒤로 돌아가자니 주막도 없는 것처럼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되는 것과 똑같다고 할 것입니다.


결제대중은 그 답을 참으로 알고자 합니까? 말하기 이전에 이미 있다고  하였으니 어떻게 찾아야 하겠습니까? 이번 동안거 한철동안 입술과 목구멍을 사용하지  않고 표현된 언어이전의 그 본래 마음자리를 목숨걸고 참으로 간절하게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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