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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25 20:43
[출판/공연] <시드볼트: 지구의 재앙을 대비하는 공간과 사람들>출간
 글쓴이 : 전영숙기자
 

우리나라에 있는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 종자 영구 보존 시설 시드볼트의 모든 것
지구에 대재앙이 닥쳐 식물이 사라질 때를 대비해 종자를 영구 저장하는 목적으로 지어진 시드볼트는 전 세계에 단 두 곳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는 주로 작물 종자를 저장하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를 보관하는 만큼 이곳은 전 세계 유일무이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서 〈시드볼트〉는 그동안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라는 공간과 이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또 하나의 부서는 야생식물종자연구실입니다. 시드볼트는 언제나 영하 20도, 상대습도 4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저장된 종자는 앞으로 10년 뒤에 나올지, 100년 뒤에 밖으로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근거로 이렇게 저장된 종자가 다시 밖으로 나와도 무사히 싹을 틔울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야생식물종자연구실은 과학의 힘을 이용해 그 방법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시드볼트〉는 야생식물 종자 연구 분야에 있어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야생식물종자연구실의 업무를 들여다봅니다.
저자 : 이상용
시드볼트운영센터센터장
원예 과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채소와 허브 식물을 연구했습니다. 대학원 재학 시절 우연히 국립수목원 연구관의 특강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2014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조성사업단의 박사 후 연구원으로 들어오면서 시드볼트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시드볼트가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면, 이상용은 현대판 노아이자 동시에 시드볼트라는 방주의 선장입니다. 다만 성경에 나오는노아의 방주와 현대판 노아의 방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경 속노아가 개체 보존이라는 거대한 명분을 혼자의 책임 아래 지켰다면, 시드볼트에는 같은 명분을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군집을 이루면 이해관계가 뒤따르게 됩니다. 같은기관 안에는 운영센터의 직원들이 있고, 연관 기관으로는 산림청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그리고 그 상급기관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있습니다. 이 관계와 관계 사이를 조율하는 것부터, 시드볼트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하고, 큰 흐름과 방향을 설정하고 세팅하는 모든 것이 그의 역할입니다. 이상용은 단순히 선장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조타수로서 배가 올바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키를 조종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자 :이하얀
팀장
대학에서는 화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생화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원예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전공이 이리저리 바뀐 것은 역시 시드볼트에서 맡은 업무가 영향을 미친 탓입니다. 스스로를 ‘종자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 소개만큼 이하얀을 잘 규정하는 표현도 없을 듯싶습니다. 시드볼트에 종자를 저장하는 것을 총괄하고, 국내의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맺거나, 시드볼트에 종자를 기탁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식물의 중요성에 관한 강연을 하기도 하고, 시드볼트와 관련한 인터뷰나 방송 출연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저자 :김진기
대리 - 종자 저장 업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야생화 및 멸종위기식물 종자은행 구축사업’과 ‘해외생물 소재확보 및 활용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이 무렵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시드볼트가 생기자 마치 운명처럼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으나 세 번이나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마침내 네 번째에 시드볼트운영센터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김진기는 시드볼트에 들어가는 종자를 확인하고, 변경 사항을 기록하고, 데이터로 만들고, 보관 위치를 정하고, 저장하는 일을 합니다. 종자의 도입부터 저장까지, 필요한 거의 모든 작업이 김진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셈이죠.
시드볼트가 보관할 수 있는 종자는 총 200만 점, 현재 시드볼트에 입고된 종자는 137,880점(2021년 12월 31일 기준). 김진기는 자신이 퇴직하기 전까지 시드볼트가 종자로 가득 차는 것을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합니다.
저자 :이안도성
대리 - 국외 네트워크 담당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시스템생물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시드볼트운영센터에서는 국외 네트워크와 국내 법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외 여러 나라와 기관에 종자 기탁과 관련하여 제안하고,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국제회의에 참여하고, 해외에서 관련 손님이 오면 안내하는 일을 합니다. 국외 종자가 차질 없이 국내로 운송될 수 있도록 각 나라의 검역에 관한 사항과 관련 국제협약을 검토하는 업무도 이안도성이 맡은 일입니다.
현재 시드볼트는, 종자를 보유한 기관이 일정 분량을 시드볼트에 기탁하게끔 수목원정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시작점에도 역시 이안도성이 있습니다
저자 :강성아
주임 - 종자 저장 업무 지원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후 속기사를 준비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꿈과는 달랐으나, 삶의 궤적은 가끔 예기치 않게 방향을 트는 법이라,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2015년 9월 산림청의 백두대간수목원 조성 사업단 기간제 근로자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드볼트에는 여러 번의 조직 개편이 있었고, 사람들도 바뀌었지만 강선아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강선아는 시드볼트에 들어오는 종자의 목록과 종자의 개수와 종자의 학명과 도입되는 정보를 확인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종자의 기초 정보를 데이터로 만듭니다. 또 시드볼트 초창기 때는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누락되었거나 잘못 입력된 종자 정보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를 확인하여 올바르게 바꾸는 일도 그녀의 주요 업무입니다.
다시 말해 종자가 들어올 때는 새롭게 들어오는 종자 데이터와 씨름하고, 종자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예전에 들어왔던 종자 데이터와 싸웁니다. 강선아가 싸워야 하는 데이터는 2021년 12월 31일 기준 총 137,880개입니다.

채인환 주임 - 홍보·기획 및 운영
원예학을 전공했고, 처음 시드볼트에 입사했을 땐 전공에 맞춰 종자를 연구하는 일을 했습니다만, 시드볼트의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보’라는 업무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냈기 때문이었을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채인환이 시드볼트의 홍보를 맡게 되면서 시드볼트는 비약적으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여러 신문, 방송 등 주류 매체 관계자는 물론,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같은 새로운 전파력을 지닌 인플루언서부터 일반 대중, 기관까지 모두 그가 목표로 삼고 있는 대상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시드볼트를 알게 되었다면 그것은 높은 확률로 채인환의
‘작품’일 것입니다. 종자 관련 연구를 할 때는 학문적으로 흥미를 느꼈고, 새롭게 홍보 업무를 맡으면서는 또 다른 사명감에 불탄다고 하니, 뭐가 됐든 시드볼트를 떠날 수는 없는 운명인 것 같습니다.

산림생물자원보전실 생물자원조사팀
한준수 대리
생물학을 전공하고, 식물분류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식물분류학이란, 식물을 구분하고 식물 계통 분류를 통해 한 식물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연구하는 일을 말합니다.
현재는 백두대간 다섯 개 권역을 다니면서 종자를 수집하고, 백두대간 지역에 있는 식물 분포를 조사합니다. 종자를 파악하고, 종자가 있는 곳의 좌표를 찍고, 종자가 자랄 때까지 기다리고, 같은 곳을 몇 번이고 가야 하는 일입니다. 또 일주일에 4~5일은 산을 다니거나, 산에 머물러야 하는 일입니다. 아주 예전에는 산이 지긋지긋한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산이 그곳에 있으니 오를 뿐이라는 전설의 산 사람들처럼, 종자가 그곳에 있으니 찾을 뿐이라는 마음을 지닌 산 사나이로 살고 있습니다.

김현정 대리
산림생태학을 전공했습니다. 산림생태학의 세부 분야 중에서도 숲에서 식물을 중심으로, 다른 곤충과 새와 토양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공부했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들어와서는 종자를 수집하고, 식물 분포를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대 때부터 산을 다니기 시작해 어느덧 10여 년. 그 세월 동안 전문성은 쌓였는지 몰라도, 무릎이 많이 상했습니다. 생물자원조사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직업병입니다. 김현정에게 산은 공부이자, 연구이자, 일이자, 고단함입니다. 그녀에게 건강에 최고라는 ‘적당한 등산’은 없습니다. 온갖 다양한 변수와 싸우고, 온갖 험한 길을 다녀야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몰랐던 식물을 알아갈 때, 잘 영근 열매나 특이한 종자를 수집할 때 기쁘다고 말합니다.

야생식물종자연구실
나채선 실장
환경생태공학을 전공하고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좀 더 심도 깊은 종자 연구를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유수한 외국 대학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저명한 종자 연구자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의 일제 크라나 교수의 연구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우리나라 백두대간수목원에 시드볼트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일말의 고민 없이 지원했습니다. 늘 한국에서 종자 연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오스트리아와 한국을 두 번 오간 끝에 야생식물종자연구실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는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야생식물 종자 연구와 관련해 현재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오롯이 그녀의 공입니다.

정영호 주임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식물생태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수목원에 입사하였습니다. 수목원 입사 후 더 배우고 싶은 열정에 현재 식물생태학 박사 과정 중에 있습니다.
야생식물종자연구실에서, 종자가 발아할 수 있는 온도 범위인발아유효온도범위탐색 연구, 얼마나 건조한 지역에서 발아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종자발아내건성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내건성이란 작물이 건조에 견디는 성질을 말하는데, 이 표현은 그의 연구 분야이자 동시에 그의 품성을 설명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정영호의 목표는 야생식물 종자를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비록 야생식물 연구가 재배식물 연구에 비해 더디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이 분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연구가 폭넓게 진행되지 않은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영호의 판단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는 시간과 자기 자신이 증명할 것입니다.


시드볼트|저자: 이상용 , 이하얀 , 김진기 , 이안도성 , 강선아 , 채인환 , 한준수 , 김현정 , 나채선 , 정영호 , 박정우 (엮음) 지음 |시월|값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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