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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13 00:00
[전문불교코너] 하안거결제법어)통도사방장 원명스님
 글쓴이 : 곽선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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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하안거 결제 법어

祖意明明百草頭 조의명명백초두 여
春林花發鳥聲幽 춘림화발조성유 라
朝來雨過山如洗 조래우과산여세 하니
紅白枝枝露未收 홍백지지로미수 로다

풀끝마다 조사의 뜻 분명함이여!
봄 숲에 핀 꽃 새소리 그윽하네.
아침에 비 뿌린 뒤 산은 씻은 듯하니
 가지마다 붉고 희게 들어나 감출 수 없구나.

수행자가 선지식에게 祖師西來意를 물으니 “온갖 풀들이 바람에 춤을 춘다.”고 합니다.
게다가 “봄 숲에 툭 터지는 꽃과 지저귀는 새들도 그런 이치를 아느냐?” 노래한다고 합니다.
과연 조사가 말하려는 이치가 무엇입니까?

비온 뒤 산은 참으로 청명합니다.
가지마다 핀 꽃도 더욱 선명합니다.
그것이 감출 수 없이 들어난 조사의 뜻이라는 말입니다.
산은 높이 솟고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잠을 잡니다.
이는 평상의 이치를 통해서 변함없는 도리를 깨우쳐주려 함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지당한 것들을 직시하는 것이 참 수행입니다.
바람이 불면 풀이 춤을 추는 이치와 같습니다.
특별한 이치가 있다고 여기면 십만 팔 천리로 멀어집니다.

진실 그 자리는 원래 모두가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줄 알지 못한데서 어리석음이 생깁니다.
수행은 있는 그대로의 순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그것에 벗어나면 魔說마설이 됩니다.

고인이 말씀하십니다.
“모든 일용사는 자기가 자기를 만나는 것일 뿐 취하려거나 버릴 것도, 긍정하거나 부정할 것도 없다.”
알고 보면 신통과 묘한 작용이 다른 게 없습니다.
물 필요할 때 물 찾고 기름 필요할 때 기름 찾는 것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할 줄 아는 한 물건을 내면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한 신령스러운 주인공을 알지 못하고 육도를 떠돌며 얼마나 나고 죽고 했습니까?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며 밖으로 헤매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사는 끊임없이 나를 핍박해 물러날 곳이 없게 하고 있습니다.
무명의 길 위에서 무생의 도리를 찾아가는 대장부 수행자답게 용맹심을 낼 때입니다.
진흙 속에 있어도 결코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잡다한 세상사에 망설이지 말고 오직 금생뿐이라는 굳은 마음으로 화두와 씨름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此身不向今生度 차신불향금생도 하면
更待何生度此身 갱대하생도차신 이리오

금생에 이 몸 제도 하지 못한다면
 어느 생에 제도 할 수 있으리오.

2558(2014)년 하안거 결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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