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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19 00:00
[전문불교코너] [불교 이야기]출가재일
 글쓴이 : 전수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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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자가 애마 칸타카를 타고 시종 찬다카는 칸타카를 잡고 성을 넘어 출가하는 모습. 애마 칸타카는 싯달타 태자가 출가를 하고 나서 주인을 잃은 비통한 마음에 죽었다고 기록 됨. 출가재일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중 가장 큰 의미를 지닌 '탄신일(음력 4월 8일)'과 출가일(음력 2월 8일), 그리고 온갖 난행과 고행끝에 마침내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이루신 성도일(음력 12월 8일)과 길에서 태어나 마침내 길에서 대반열반에 드신 석가모니 세존의 열반일(음력 2월 15일)을 '4대 명절'이라 하여 그 의미를 되새기며 기념하고 있습니다. 한나라의 왕자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는 생로병사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온갖 욕락과 부귀영화를 모두 버리고 출가를 단행하여6년간의 고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불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경전기록에 보면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싯달타 태자가 성의 동남서북의 4문을 나섰다가 생로병사의 실상을 크게 느낀 내용을 기록해 놓았는데 마지막 4번째 성문인 북문을 나섰을 때 출가 사문의 평온한 모습을 보고 수행 생활만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싯달타 태자는 마침내 아버지인 정반왕에게 출가하여 수도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부왕으로서도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은 아니었지만 막상 태자로부터 출가하겠다는 말을 들으니 실로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정반왕은 크게 놀라 온갖 말로 희유를 하였지만 태자의 결심은 추호의 변동이 없었다. 결국 부왕은 태자에게 왕위를 이을 왕손을 얻기 전에는 출가할 수 없다는 조건을 내세워 같은 석가족인 이웃나라 콜리성의 야쇼다라 공주와 결혼을 시켰다. 결혼을 하면 마음이 돌아설 것이라는 부왕의 생각도 해탈의 길을 찾으려는 태자의 생각을 바꾸지는 못하였다. 그러던 중 야쇼다라는 아들을 낳았다. 태자 싯다르타는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자 “라훌라(rahula, 장애, 속박이라는 뜻)”하고 한탄하였다. 부모나 부부의 은애(恩愛)도 차마 뿌리치기 어려운 고통인데 이제 또 아들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그 정을 끊기가 비할 데 없이 어려움을 혼자 고백한 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사람이 잠든 한밤중에 마부 찬다카를 깨워애마 칸타카를 타고 카필라의 성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카필라 성을 바라보면서 사자처럼 외쳤다. “나는 이제 차라리 스스로 절벽 위에서 이 몸을 던져 큰 바위에 떨어질지언정, 모든 독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을지언정, 또한 스스로 아무 것도 먹고 마시지 않아 죽을지언정, 만약 내가 마음에 다짐한 대로 중생들을 고통의 바다에서 해탈시키지 못한다면 결코 카필라 성에 다시 돌아가지 않으리라” 라고 하였다. 또 <오분율>에서는 "나는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치 않는다. 많은 중생이 삶과 죽음의 고통 속에 있지 아니한가. 나는 이를 구제하기 위하여 집을 나가는 것이니 위없는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결코 돌아오지 않으리라." 라고 기록되어 있다. 왕궁이 멀어지자 태자는 말과 마부를 돌려보내고 값비싼 옷을 벗어 사냥꾼의 낡은 옷과 바꾸어 입고 스스로 머리와 수염을 깎은 위 당시의 유명한 수행자들을 찾아 외롭고 힘든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 왕위의 자리도 버리고 사랑하는 아내 야쇼다라와 아들 라훌라마저 뒤로 한 채 깨달음의 길로 나아간 이 날이 태자 나이 29세 되던 해 음력 2월 8일이었다. 싯달타 태자는 결코 일시적인 감정의 충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고심한 끝에 이 출가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병듦의 고통이 없고, 늙음의 고통이 없고, 온갖 구속과 장애에서 벗어나 근심과 걱정과 번뇌가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구현할 수 있는 진리를 찾아서 출가한 것이었습니다. ≪밀린다왕문경≫에도 보면, 나선 비구(那先 比丘)는 출가에 대해 이렇게 대답하고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우리들은 이 괴로움이 멸하고 다른 괴로움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자 출가했습니다. 대왕이여, 우리들 최상의 목적은 완전한 열반의 경지입니다.” 출가의 목적이 완전한 열반의 경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나선 비구의 말은 수행자의 본분사가 무엇인지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나선 비구는 출가자들 중에는 도둑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혹은 빚을 갚지 않으려고, 또는 생활 방편으로 출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러한 것은 진정한 출가의 모습이 아니며 자신의 삶에 대한 도피이자 불법을 무너뜨리는 훼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복전경(五福田經)≫에서는 출가의 목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① 생사를 벗어나려는 마음을 내어 수도(修道)를 하기 위함, ② 사치를 버리고 법복(法服)을 입기 위함, ③ 목숨을 던져 도법(道法)을 따르기 위함, ④ 모든 애증(愛憎)을 버리고 사랑과 미움을 뛰어넘기 위함, ⑤ 대승법을 간절히 구하여 중생을 건지기 위함. 또 경전에서 말하는 4종 출가로는 첫째, 몸은 출가했으나 마음은 출가하지 않은 애욕의 경계, 둘째, 처자를 거느리고 비록 출가는 하지 않았으나 애욕의 경계에 물들지 않음이니 몸은 집에 있으나 마음은 출가한 사람, 셋째, 처자를 거느리고 마음으로는 탐욕심을 그치지 않으니 몸도 마음도 출가하지 못한 사람, 넷째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여 청정한 법려(法侶)에 끼고 모든 애욕의 경계에 애착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는 몸과 마음이 함께 출가한 사람이라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삭발과 염의·계율에 의한 좁은 의미의 출가만이 출가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가는 자기 자신의 해탈만을 위한 도피나 탈출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다시 돌아오기 위한 대자비심의 결단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깨달음의 성취한 후에는 고통 받는 모든 인연 중생들 곁으로 돌아와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님들도 부처님께서 출가하신날을 기념하여 비록 세속에 머물고 계시지만 마음으로 만으로도 출가자 못지않은 심출가(心出家)를 하여 출가재일에서부터 열반재일까지 열심히 정진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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