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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2-01 00:00
[전문불교코너] [불교 이야기]세상을 건지는 옷, 가사
 글쓴이 : 전수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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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세상을 건지는 옷, 가사</b>

싯다르타 태자가 처음 출가했을 때 그의 옷차림은 황금으로 장식된 화려한 복장이었다.
 
세속에서라면 부와 권위의 상징이 되었겠지만 수행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남루한 옷차림의 사냥꾼을 발견하고 저 옷이야말로 세상을 건지는 자비의 옷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옷을 바꾸어 입었다.

부처님이 구도의 삶을 시작하는 순간에 대한 경전의 기술은 옷을 갈아입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출가는 세속적 삶을 벗는 것이자 해탈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가자는 화려한 속세의 옷을 벗고 잿빛 승복을 입는데 그 기원은 남루한 사냥꾼의 옷으로 갈아입은 부처님의 일화로 거슬러 간다.

수행자의 복식에 대한 관행은 엄격해져서 분소의(糞掃衣)로 정착되었다.
 
분소의란 더러운 오물이 묻었거나 낡아서 버린 천 조각을 주워 만든 옷이다.
 
한 벌의 가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천을 이어 붙일 수밖에 없었다.
 
‘기워 만든 옷’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납의(衲衣)’ 또는 ‘납가사(衲袈裟)’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출가자의 모습은 초라하고 궁핍해 보일 수도 있다.
 
출가의 삶은 겉으로 드러난 형색을 통해 판단할 수 없다.
 
궁색한 부처님의 제자가 가난하다고 말하지만 몸이 가난할 뿐 도는 가난하지 않다(窮釋子口稱貧 實是身貧道不貧)”고 했다.
 
누더기 가사를 입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무가보(無價寶)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누더기를 걸치고도 풍요로운 마음을 갖는 것,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 출가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가사란 청빈한 출가정신을 드러내는 의례이며, 수행자의 지향성을 표상하는 형식이다.
 
가사를 돈으로 거래한다면 납의에 담긴 수행정신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가사의 소재를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바느질 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출가정신을 담아내는 수행이자 의례로 승화될 때 가사는 세상을 건지는 옷으로 빛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