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ksoolforum_header.jpg

 
작성일 : 11-09-14 00:00
[학술포럼] 불교사회연구소, ‘조선시대 의승군 연구’ 세미나
 글쓴이 : 유영준 기…
  추천 : 0   비추천 : 0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는 지난 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시대 의승군 연구’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지난달 호국불교 세미나에 이어 역사상에 나타난 불교의 사회적 참여를 조망하고 본질을 살피자는 취지였다.

역사상에 나타난 사회적 참여 ‘조망’

“스님들이 왕실이나 정권을 지키기 위해

희생 치렀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호국의 진정성을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호법에서 찾아야 하듯, 승려의 참전에 대한 해석 역시 총칼이나 살육과 같은 언어의 고정관념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 임금에 대한 충성이 아닌 중생에 대한 자비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산 문도의 의승군 활동’을 주제로 발표한 김용태 동국대 연구교수는 “근왕(勤王)과 안민(安民)을 내세워 일어난 의승군 활동은 국왕 사대부 일반인으로부터 큰 인정을 받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승군조직을 관례화하고 공적이 있는 승려들을 공식 향사(享祀)하는 등 불교는 조선후기 사회에서 당당한 지분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사실 서산대사의 거병은 국왕이었던 선조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숭유억불 체제에서 철저히 천대받던 스님들은 전란이 끝난 뒤 국가의 호적대장에 등재되는 등 비로소 국민으로 인정받게 됐다. 아울러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 강원(講院)의 교육과정을 재편하며 불교중흥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조선 후기 불교는 ‘서산종’이라 불릴 정도로 스님의 영향력은 막대했다. 서산대사 대부터 형성된 계맥은 오늘날 교단 문중의 효시다. 그러나 어떤 ‘권익’을 도모할 수단으로 택할 만큼 전쟁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불교중앙박물관장 흥선스님은 “스님들이 겨우 왕실이나 정권을 지키기 위해 그런 희생을 치렀을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며 “그들이 염두에 둔 것은 백성과 세상이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그래야만 경전 대신 칼과 활을 잡은 그들의 행위가 명분과 정당성을 획득하는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서산스님 국가제향 복원해야” 제안도

한편 청허휴정 스님의 국가 제향을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표충사는 스님의 업적을 추모하기 위해 제자들이 해남 대흥사에 세운 사당이다. 1789년 정조가 친히 편액을 내리고 매년 봄가을 향사를 봉행했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는 “조정이나 지방관료들의 관심이 차츰 멀어지면서 관이 지원하고 주도하는 형식의 제향은 완전히 단절됐다”고 지적했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 역시 “해방 이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제향은 국가제향으로 복원 것은 물론 군사정권 때는 이 나라가 충무공만 있는 나라로 보여졌다”고 꼬집으며 대흥사만의 행사로 위상이 축소된 서산대사 제향이 다시 국가적으로 봉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