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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1-22 19:55
[전문불교코너] 목조각장 허길량, ‘박달나무 동자…’ 개인전
 글쓴이 : 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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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길량 作, 53 선재동자·동녀>


허길량 목조각장이 11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아리수갤러리에서 세 번째 개인전 ‘박달 다듬이목 53선재동자·동녀 되다’를 개최한다.

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동자동녀상 53점을 선보인다. 
박달다듬이목을 소재로 한 허길량의 이번 동재동녀상은 53선지식을 찾아 구도의 길을 걷는 천진난만한 동자의 모습을 모티브로 했다. 허 작가는 17년 전 박달다듬이목으로 조각한 108불 동자상을 완성하고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도록용 사진촬영 하루 전날 발생한 화재로 조각상을 모두 잃고 전시회를 열지 못했다. 이번 전시는 허 작가가 17년 전의 아픔을 딛고 다시 불모로서의 발심과 원력을 회향한 뜻깊은 전시라고 할 수 있다.

박달다듬이목에서 동자상으로 탈바꿈한 모습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제행무상과 제법무아의 진리를 옮긴 것으로, 천진무구한 동심을 바탕으로 53선지식을 찾아 구도의 길을 택한 53동자상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혜를 찾고 자비를 베풀어 극락왕생을 바라는 연화와 연잎을 든 동자,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과일·꽃·찻잔·정병을 든 동자, 천상의 동물과 노니는 학·호랑이·사자·봉황을 든 동자, 명부세계의 선악을 기록하는 붓·벼루·장부 등을 든 동자, 구도의 실천 행을 따르는 합장한 동자 등 다양한 지물과 표정을 갖춘 목동자상을 선보인다.


허 작가는 동자의 순수성과 변함없는 박달나무의 작품을 추구했다. 재질의 강도가 가장 높은 박달다듬이목을 선택함으로써 기법의 난이도를 높여 작품 속에 ‘구도’와 ‘정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허 작가의 동자상은 정교하고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허 작가는 해맑음, 궁금함, 미소, 흥겨움, 놀람 등 다양한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 동자상의 얼굴 표현에 집중했다. 그리고 손에 든 지물들을 다양하게 나타내어 그 사상적 의미를 부각시켰다. 또한 박달나무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 조각이 완성되고 표면의 박달나무 질감과 전통 옻칠을 결합했고, 많은 반복을 통해 최상의 정제칠을 올렸다. 그 효과로 박달나무와 옻칠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이번 허 작가의 53동자상은 평생을 목조각으로 조형성을 추구해온 허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그의 오랜 숙련의 결과로써 작품의 표현과 표정에서 나타나듯이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얼굴의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로써 그가 수행과도 같은 목조각은 공성으로 일체의 업과 번뇌를 떨쳐버리는 해탈의 길로 걷는 것과 같이 그의 작품 세계의 본질은 천계(天界)와 현실을 오가는 존재, 인간 대신 공양을 올리는 존재, 연화 화생하는 존재로 재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박달목 동자상은 매우 독창적이고 우리의 전통성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된다.

허길양은 2001년 ‘국가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장’을 인정받은 후, 첫 번째 개인전 ‘33관음 속으로(2002)’, 두번째 개인전 ‘소나무 비천되어(2014)’와 같은 대작 전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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