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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5-31 19:59
[불교어록방] 법천대종사 법어<계율과 불자의 생활윤리>
 글쓴이 : 법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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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율과 불자의 생활윤리 >

 

오늘은 계율과 불자의 생활윤리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통하여 우리가 왜 계율을 지키면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 법문은 '육창(六窓)의 비유'라고도 하고 육창일원(六窓一猿)이라고도 합니다.

옛날에 어떤 장자가 살았는데,빈집 가운데다가 새와 뱀과 악어,,여우,원숭이를 거두어 놓고 길을 들여보려고 애를 썼으나,새는 하늘로 날아가려고 하고 뱀은 땅속으로 구멍을 찾아 들어가려고 하고,개는 마을로 달아나려고 하고 악어라는 물고기는 바닷물로 들어가려고 하고,여우는 무덤이 있는 곳을 찾아가려고 날뛰고,원숭이는 산을 향해 달아나려고 하는 등 제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곳으로 달아나려고 하여 도저히 길들일 제간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나를 붙잡아 놓으면 다른 하나가 달아나고,동쪽으로 달아나는 한 놈을 잡아다가 놓으면 이번에는 다른 놈이 서쪽으로 달아나고 이래서 도저히 길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그래서 장자는 궁리끝에 집 가운데다가 큰 기둥 하나를 단단하게 세워놓고 그 여섯마리의 동물들을 붙들어 맨 뒤에 매일매일 적당한 음식을 주며 길들여 보았더니 처음에는 잘먹지도 않고 길길이 날뛰던 동물들이 며칠이 지나자 차츰 주인의 말을 듣고 주인에게 복종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비유가운데 빈집이란 우리 인간의 육체를 말씀하신 것이고,여섯 짐승을 우리 몸에 달려있는 다섯가지의 기관인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즉 눈....몸과 뜻(=)의 육근(六根)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은 항상 높이 날기를 원하는 새와 같다는 것입니다.'눈이 높다'는 말처럼 항상 자기 분수 이상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신랑.신부를 고르는데도 눈이 높아서 탈이고,남들이 잘사는 것을 보면 자기도 그처럼 되고 싶어서 병이 나는게 우리 인간의 눈입니다.보는대로 모두다 소유하려는 것이 인간의 욕망 아닙니까? 이처럼 눈은 항상 자기의 분수 위를 탐내기 때문에 공중으로 날아가려고 하는 새에 비유한 것입니다.

귀는 마치 구멍속에 숨어사는 뱀과 같다는 것입니다.왜냐하면 귀는 은밀한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자기에게 필요없는 이야기라도 남이 하는 이야기는 안달이 나서 몰래 들으려고 하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심리 아닙니까?그런데 많이 들으면 들은만큼 잡념이 생기고 고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혀를 악어라는 물고기에 비유한 것은 이 악어라는 물고기가 물을 좋아하듯 사람의 혀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때문입니다.여기에 나오는 악어는 파충류의 악어가 아니라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의 일종입니다.

우리 몸뚱이를 여우에 비유한 것은 여우가 죽은 송장의 살을 즐겨먹는 것처럼 우리 몸도 이성의 몸과 접촉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육체적인 음욕을 뜻하는 것입니다.

원숭이를 뜻에 비유한 것은 중생들의 마음이란 마치 원숭이가 산중에서 이곳 저곳 제멋대로 뛰어다니면서 노는 것처럼 항상 방탕하고 향락적인 생활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비유를 말씀하시고 부처님께서는 '너희 중생들고 먼저 말한 장자가 여섯 짐승을 한 기둥에 단단히 끌어매 놓고 길들이는 것과 같이 육근의 도적도 한 기둥에 단단히 끌어매어 조복(調伏)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부처님께서 '육근을 단단히 끌어매라'고 하신 한 기둥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다름아닌 계율(戒律)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계율은 5계를 비롯하여,사미십계 비구250.비구니 5백계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계율(戒律)이란 엄밀히 말하면,''''의 의미가 다릅니다.
<>는 범어 시라(sila)로 행위.도덕.습관을 뜻하는 말로 '행동과 언어에서 악을 짓지 않고,이를 예방하는 것'을 뜻하고 <>은 범어로는 비나야(vinaya)'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이 지켜야 할 행위의 규범'을 말합니다.

''는 광범위한 의미의 도덕이라면 ''은 세세한 행동규칙이라고 볼 수 있는데,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계와 율을 엄격히 구별하지 않고 계율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 계율에는 수없이 많은 항목이 있습니다.그러나 오늘은 전반적인 계율의 의미화 사회생활을 하는 재자불자들이 지켜야할 기본적인 계율인 오계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계란 살....(殺盜淫妄酒) 즉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과 거짓말과 술마시는 일에 대한 우리 불자들이 지켜야할 도덕률입니다.

첫째는 불살생계(不殺生戒)'중생을 죽이지 말라'고 하는 계목인데 이는 단지  다른 종교의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다른 종교는 사람의 생명만을 소중하게 여기지만 불교의 불살생게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말라는 것입니다.일체 중생이란 개나 돼지같은 짐승만이 아니라 물고기나 새,식물까지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런 계율을 과연 지킬 수 있겠는가? 파리나 모기같은 곤충도 죽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의 생활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불상생계의 진정한 의미가 일체 중생의 생명을 존중하는데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비록 고기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나 도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도 능히 이 불살생계를 수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살생을 자기 이익이나 취미,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행하는 데 있습니다.그러므로 취미로 낚시하는 것과 어부가 생업을 위해 물고기를 잡는 것은 겉으로는 다같은 살생으로 보이지만 계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불살생계의 가장 큰 의의는 일체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즉 자비심입니다.
자비심이 없이는 세계평화도 인류의 행복도 달성될 수 없고 개인적으로는 성불을 기약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불투도계(不偸盜戒)'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목입니다.여기서 도둑질하는 대상은 단지 물질적인 것에 한하지 않습니다.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얻은 소득은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건 정신적인 것이건 다같이 도둑질에 해당한다는 사실입니다.요즘은 지적소유권이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는데 지적손유권이란 물질적인 것이 아니지만 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불투도계의 정신은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물질이나 지식이나 정신적인 욕구를 얻으려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세번째의 불사음계(不邪淫戒)는 정당한 부부이외의 성관계를 금하는 계목입니다.요즘은 성개방풍조가 만연하여 성 윤리가 극도로 타락하여 각종 성범죄가 만연하여 있고,이로인한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으므로 어느 시대보다도 이 계율이 존중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네번째는 불망어계(不妄語戒),'거짓말하지 말라'는 계목입니다.가장 가볍게 여기기 쉬운 계목이기도 한데 사실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목입니다.세상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나는 한번도 거짓말 한 적이 없다'는 것 역시 거짓말이라는 우스게 소리도 있습니다만 여러분 가운데 거짓말 한번도 안해본 분 있으면 손 들어 보세요.

없지요?없을 것입니다.아무리 착하게 산 분이라도 '나는 거짓말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이처럼 우리 생활  가운데는 거짓말이 별것 아닌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자기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속마음고는 전혀 다른 말을 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선의의 거짓말도 있지만,거짓말은 결국 이 사회를 불신사회로 만들고 맙니다.오늘날 우리 국민이 정부관리나 정치지도자들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그들이 너무 거짓말을 자주 했기 때문이고,자식이 부모를 믿지 않는 것도 부모들이 자식에게 거짓말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다섯번째의 불음주계(不淫酒戒)'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계목입니다.술을 마심으로써 어떤 해독이 있는가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특히 술 좋아하는 가족을 두신 신도님들은 제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아시리라 봅니다.

술을 단지 술마시는 당사자의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과 사회에 커다란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술취한 기분에 거짓말하고 사음하고 도둑질하고 심지어는 살인까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술마시지 말라'는 근본의의가 술을 마심으로써 정신이 혼미해져서 지혜를 상실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그러므로 이 불음주계는 단지 술에 한한 것이 아니라 요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마약과 같은 환각제의 복용도 포함시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이 출가승려는 물론이고 재가신도들도 꼭 지켜야 할 오계입니다.그런데 앞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이 다섯가지의 계목을 곧이곧대로 준수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어찌보면 불가능합니다.세상을 살다보면 때로는 살생을 해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여러 동물을 실험용으로 씁니다.엄밀히 말하면 의사가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처럼 세균을 죽이는 살생입니다.바다에서는 어부들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물고기를 잡아 깃탁에 공급합니다.농부는 쌀을 수확하기 위해서 갖은 농약을 사용해서 병충해를 박멸합니다.

악의가 아니더라도 부득히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다른 계목도 마찬가지입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처님의 계율도 어기지 않고 현대생활에서 낙오되지도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여기 의미심장한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젊은 스님이 나이 많은 은사스님을 모시고 길을 떠났습니다.
얼마 후 개울가에 이르렀는데 어떤 여인이 개울가에서 개울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은사스님은 이 모습을 보고 선뜻 여인에게 다가가 등을 대어 업고 개울을 건넜습니다.은사스님의 행동을 본 젊은 스님은 놀라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출가비구가 여인의 몸에 손을 대다니...내가 존경하는 은사스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파계를 하였는데 어떻게해야 하나'젊은 스님은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은사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스님,출가 비구가 어찌 여인의 몸에 손을 댈 수가 있습니까?"
그러자 은사스님은
"아니,자네는 아직까지도 그 여자에게 집착하고 있었는가?"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나라의 원규대사가 악신(岳神)  깨우치게 하고는 계를 받게 하였습니다.

"네게 오계를 줄테니 능히 받들어 지킬만 하거든''하고 대답하고,만일 못하겠거든 '아니오'라고 대답하라"
그리고 오계를 주었습니다.
"네가,능히 음행을 하지 않겠느냐?"
"장가들었습니다"
"그것을 말한 것이 아니라 욕심을 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할 수 있습니다."

"네가 능히 도적질을 않겠느냐?"
"내가 궁핍한 바가 없는데 어찌 도적질을 하오리까?"
"그 말이 아니라 네게 공양한다고 악한 자에게 복을 주고,네게 공양치 않는다고 선한 사람에게 화를 주지 말라는 말이다."
"그것을 가능합니다."


"네가 능히 생명을 죽이지 않겠느냐?"
"실로 죽이고 살리는 일이 제가 하는 일인데,어찌 살생을 안할수 있습니까?"
"그것이 아니라 함부러 죽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가능합니다."

"네가 능히 거짓말을 않겠느냐?"
"나는 본래 정직합니다.어찌 거짓이 있겠습니까?"
"그 말이 아니라,앞뒤가 하늘의 뜻에 맞지않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것은 가능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계이니 힘을 다해 보호하고 받아지니라."

위의 예화를 통해서 우리는 계라고하는 것이 단지 형식적으로 계목을 지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부처님의 계를 지키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형식이 아니라 계의 정신에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육조 혜능대사는 심지무비자성계(心地無非自性戒)라고 하셨습니다.마음에서 나쁜 생각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것이 곧 자성의 계가 되는 것이니 신체를 구속하는 계율에만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인데,이는 죄의 근원이 마음이므로 몸으로 죄를 짓지 않겠다고 애를 쓰지 말고,아예 그 마음을 잘 다스려 마음으로부터 죄르 짓지 않으면 어찌 행동상으로 죄를 짓는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하는 뜻으로 새겨들을 수 있습니다.

계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말을 앞서 말한 오계를 비롯하여 여러가지의 계목자체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잘못 이해해서는 안될것입니다.단지 부득히 계를 어기게 될 경우에는 진실로 양심에 비추어 보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삼국유사에 보면,자장율사께서 출가하셔서 얼마되지 않았을 때,임금이 자장율사의 문벌과 인품이 출중함을 아끼고 그를 불러 대신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그러나 율사께서는 '내가 이미 대도를 성취하기 위해서 출가한 이상 어찌 세간의 부귀에 탐착하여 처음 먹은 마음을 바꿀 수 있겠는가'하고 임금의 명령을 거역했습니다.

여러번 사람을 보내어도 계속 거절하자,왕은 화가 나서 계속 말을 듣지 않으면 목을 베어오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자장튤사는 '차라리 하루를 계율을 지키다가 죽을지언정,파계하고 백년살기를 바라지 않는다'하고 목을 베어가라고 했습니다.사신을 차마 목을 벨수가 없어 그 사실을 임금에게 고하자,임금은 율사의 인품에 감복하여 도리어 수도 잘하기를 당부했다 합니다.이처럼 옛 스님들은 계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재가신도들이 지키는 계로는 오계외에도 십선계가 있고,보살계도 있습니다.그러나  계목이 많고 적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자로서의 마음가짐,일체중생을 사랑하고 남을 해치지 않으며,남을 위하는 마음이 근본이 된다면 설사 계목을 모른다 하더라도 부처님의 계행을 지키는 불자라 할 수 있고,이와 반대로 수없이 많은 계목을 다 외우고,몸으로 계목을 실천하다 할지라도 자비심이 없다면 이 역시 계를 지키는 불자라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다섯가지 계목은 불자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가 다같이 지켜야할 덕목입니다.이와 같은 계율이 국민적인 생활윤리로 지켜진다면 우리나라는그  어느 나라보다도 살기좋은 이상적인 나라가 될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우리의 현실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도덕이 타락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살인과 강도.강간,온갖 범죄가 난무하는 혼탁한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남의 탓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 만든 사회입니다.

우리들 자신이 만든 사회이므로 우리 불자들이 앞장서서 정화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부처님께서는'살생을 범하고,도둑질하고,온갖 나쁜 행위의 결과로 과보를 받는 사람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중생들의 이런 불행을 막겠다는 서원을 일으키는 것을 계바라밀이라 한다'-대품반야바라밀경-하셨습니다.

단지 자기 혼자만 계율을 지키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우리 다같이 이 사회를 정화하는데 선봉이 되어 이 땅을 불국정토로 만듭시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교설법연구원 편
  천 스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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