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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0-19 00:00
[학술포럼] '한국불교 정체성' 주제 국제학술회의
 글쓴이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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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는 동아시아 불교계의 보편성과  한국불교만의 특수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한국불교는 중국불교의 아류에 불과하다"
'한국불교의 정체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가 오는 23-24일 금강대 강당 및 사이버강의실에서 '동아시아 불교사 속의 한국불교'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

이번 학술대회에는 모두 9개국 24명의 학자들이 나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루이스 랭카스터 미국 웨스트대 총장, 김상현 동국대 교수,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대 교수, 조은수 서울대 교수, 판카즈 모한 호주 시드니대 교수 등 국내외  한국불교학 관련 저명 연구자들이 발표자로 나선다.

논평자 가운데는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등 낯익은 이름들이 눈에 띈다.

그동안 한국불교학자들은 외국학자들이 줄곧 제기해 온  '한국불교의  중국불교 아류론'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 불교사 속에서 한국불교의  위상이 국내외 학자들에 의해 동시에 거론된 일은 거의 없었다.

"한국불교의 고유성"을 주장하는 한국학자들과 "한국적 불교라는  인식은  원래 한국불교사 속에 없었다"고 주장하는 외국학자들의 논리싸움이 이번 학술회의의  주요 관심사다.

한국불교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버스웰 교수는 '한국 불교전통의 출현'이라는 논문을 통해 "한국적 불교라는 인식은 근대 이전에는 없던 것으로, 근대 이후  민족의식의 성장과정에서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인들은 전에는 한국불교를  중국불교와  동일시했지만, 근대 이후 한국적인 것에 대한 반성과 자각이 일어나면서 한국의 불교전통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고, 최남선에 의해 통불교(通佛敎.포괄적 종합적 종교)론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한다.

"의상대사(625-702)의 사상은 중국 화엄종에 뿌리가 닿아있고, 원효스님(617-686)의 사상에서 역시 중국학자들의 사상과 비슷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고 버스웰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반면 김상현 교수는 '동아시아 불교에서의 한국불교의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버스웰 교수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김 교수는 "고려 후기에 각훈(覺訓)이 '해동고승전'을, 일연(一然)은 '삼국유사'를 찬술하는 등 한국불교사에 대한 역사 편찬 작업은 8세기 초 이래로  계속됐다"며 "이는 한국불교가 동아시아 불교계의 보편성과 한국불교만의 특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원효 화쟁사상의 특징, 신라 유식사상 및 화엄사상의 전개,  불교와 풍류도를 함께 수행했던 승려랑도(僧侶郞徒) 문제, 신라하대 선불교의 수용 등은 한국불교의 특징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덧붙인다.

요코치 히로토(橫內裕人) 일본 도다이지(東大寺)도서관 연구원의 '고려  속장경과 일본 중세불교', 요르그 플라센 독일 보쿰대학 교수의 '중현(重玄)  법문(法問):중국불교사의 흐름 속에서 살펴본 화쟁(和諍)사상', '이시이 코세이(石井公成) 일본 코마자와(驅澤) 단기대(短期大) 교수의 '의상 계통에 있어서의 화엄과  선의  통합' 등 논문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내용들이어서 주목된다.

금강대측은 "국내외 한국불교관련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회를 창설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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