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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29 20:51
[전문불교코너] 전국비구니회 임원진 명의 참회서한문 발표
 글쓴이 : 곽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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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구니회 임원진이 근간에 터져나온 문제 제기와 관련해 전국의 비구니스님들에게 공개서한문을 발표했다. 

전국비구니회는 임원진 명의의 서한문을 통해 "일련의 불협화음을 통절히 참회한다"고 밝혔다. 26일 작성된 서한문은 28일 언론에 배포됐다.


이번 서한문 공개는 제16대 중앙종회의원 비구니대표 선출을 계기로 불거진 전국비구니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전국비구니회 임원진의 서한문 전문.


비구니 대중스님들께 드리는 서한문

귀의삼보 하옵고,

전국 제방에서 정진에 매진하시는 비구니 대중스님들께 올립니다!

계절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렇게 찾아오는지 벌써 시월 늦가을입니다.
이 가을이 어디 낙엽이 떨어지기만 하는 계절이겠습니까?
이 가을이 어디 과일이 익어가기만 하는 계절이겠습니까?
보다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옹골차게 씨앗을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처럼 이번 일련의 일도 결국은 전국비구니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줄로 압니다.

제방의 비구니 대중스님!

전국비구니회가 여법하지 못한 일로 요즘 소란스럽습니다.

88개 안팎의 피아노 건반은 제각기 다른 소리를 냅니다. 연주자가 건반을 잘 두드리면 화음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불협화음이 됩니다. 수많은 건반의 연주자 역할을 자임하는 전국비구니회 임원진의 일원으로서 이번 일련의 불협화음을 통절히 참회합니다.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9월 22일 중앙종회의원 비구니대표 후보 10명을 종헌종법(선거법 제76조)과 비구니회 회칙(제15조)에 따라 선출했습니다. 10월 13일 직능대표선출위원회에서 사퇴한 1명을 제외한 9명을 심사해 적법성을 인정받았고,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자를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열린비구니모임(가칭)’이 선출된 종회의원 전체의 자격박탈을 요구하는 등 5가지 문제를 제기하며 보도자료 배포,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이고 왜곡된 내용을 주장했습니다.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한 데 이어 전국비구니회 회장스님을 면담하여 충분한 반론과 해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법규위원회에 같은 이유로 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열린비구니모임(가칭)’ 스님들이 전국 사찰을 돌며 운영위원장을 음해하는 흉흉한 소문까지 만들어내는 등, 수행자로서 도를 넘는 비승가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고 하듯이, 이러한 어려움 역시 결국엔 전국비구니회의 더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방의 비구니 대중스님!

세상의 수많은 갈등과 다툼은 결국 뜻한 바를 실패하고 타인의 입장을 인정하지 못하는 데서 야기되는 비극이라 할 것입니다. 역지사지는 단순히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관심이나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상대의 지평에 서서 상대의 눈으로 성찰하고, 상대의 시선으로 문제를 이해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비구니대표를 선출한 의사결정의 틀은 종헌종법과 전국비구니회 회칙입니다. 이 틀 안에서 각기 방편의 다양성을 주장하는 것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필히 수용되어야 합니다. 다름은 조화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각기 다른 악기가 난관이라기보다 오케스트라를 이루는 필요충분의 조건이듯이! 세상은 독주의 무대가 아니라 제각기 내는 불협화음을 극복하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드는 오케스트라의 무대입니다.

제방의 비구니 대중스님!

승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종단 내에서의 역할확대와 위상 재정립의 문제는 이제 자연스러운 시대적 요구이자 역사적 흐름입니다. 따라서 이부승(二部衆)에 걸맞는 위상을 확립하는 것이 보다 우선과제가 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가지로 머물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 모두가 뜻을 모아 대한불교조계종의 새로운 전망을 얘기해야할 마당에 네편 내편을 가르는 우를 범하기보다 틀 안에서 다채로운 담론의 장이 펼쳐질 수 있기를 앙망합니다. 화합하는 메뚜기가 힘센 코끼리를 무너뜨리듯이, 분열의 과는 결국 우리 비구니들에게 되돌아올 뿐입니다.

나아가, 마치 전국비구니회 현 집행부가 잘못 운영하여 선배스님들의 업적을 크게 실추시키고 있는 듯이, ‘열린비구니모임(가칭)’을 결성하여 ‘성명서 특별기고, 기자회견, 심판 청구’ 등의 문제제기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파급력을 감안해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비구니계가 다투는 분열상으로 각종 매체에 보도되고 있어 소기의 효과보다 불교교단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염려스럽습니다.

전국비구니회는 내일의 기대 때문에 시간이 느림을 원망하거나, 오늘의 만족 때문에 시간이 빠름을 안타까워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비구니 스님들의 엄청난 잠재력과 그 집약된 힘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열심히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준별하는 눈과 용기, 그리고 지혜로운 판단으로 지도편달해주시길 바랍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2558(2014)년 10월 26일
 
전국비구니회 임원진 합장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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