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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4-03 00:00
[학술포럼] 한국정신치료학회 연찬회 눈길
 글쓴이 : 불교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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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의사들, 종교수행을 해부하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인간의 정신적 고뇌, 즉 번뇌 망상을 처리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서양의 분석적 정신치료나 동양의 참선 등 각종 수행법은 이런 고민의 산물이었다. 서양에선 근대에 들어와 인간의 정신을 과학적 분석대상으로 삼는 정신분석 방법론이 체계화했고, 동양에선 종교적 차원에서 ‘나’의 본질 파헤쳐 열반적정 무위자연에 이르는 해법을 제시했다.

정신병증의 치료에 상당한 성과를 거둬온 서양의 과학적 접근은 200여년 전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동양에선 이미 2500여년 전부터 병증만이 아니라 번뇌 망상의 뿌리 자체를 없애는 데 관심을 기울였고 이를 위해 참선(불교) 치허·수정(도교) 등 다양한 수행(양)법을 체계화했다.

정신치료 전공의들로 구성된 한국정신치료학회는 지난 27일 서울대학교치과대학에서 종교적 수행과 정신치료를 주제로 연찬회를 열었다. 학자, 의사, 종교인이 나와 실제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각 종교의 세계관과 수행법을 소개했다.


정창용 대구대동병원 의사
“불교에서 고뇌원인은 자아
분석적 치료는 외부에서 찾아”

불교적 입장에서 정신치료를 발제한 정창용 의사(대구대동병원)는 분석적 정신치료의 한계를 깊이 파고들었다. 그에 따르면 분석적 방법은 번뇌망상의 원인을 자아의 외부환경에서 찾는다. 부정적 환경이 자아를 약화시켰거나 미숙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부정적 환경을 개선하고, 약화된 자아를 강화시키고 미숙한 자아를 성숙시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아에 의해 무의식 속으로 추방됐지만, 사라지지 않고 자아를 괴롭히는 응어리들을 의식 속으로 끌어내어 자아가 이것을 바로 보고 정당하게 처리하도록 자아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착각 또는 투사현상은 일반인에게도 나타난다. 프로이트도 이상불안과 정상불안으로 나누어, 정상불안은 살아가는 데 불가피하다고 피해갔다. 자아는 끊임없는 변화와 죽음 앞에서 불안하지 않을 수 없고, 의식과 무의식은 갈등할 수밖에 없다. 자아를 강화한다고 번뇌망상의 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불교적 시각이다.

불교는 인간 고뇌의 근원은 자아에 있다고 본다. 자아는 나와 너를 가르고, 집착과 착각에 빠지게 하고, 그리하여 너와 대립하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아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면 그것의 속성인 “주객양분” 내지는 “자타대립”(自他對立) 같은 갈등과 고뇌의 원인에서 풀려난다. 이를 위해선 통상적 자아가 참 자기가 아니라, 내 마음 속에 그려진 그림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과정이 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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