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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04 14:09
[사찰갤러리] 양양 선림원지 통일신라 '금동보살입상', 녹덩어리 벗기는 데만 4년
 글쓴이 : 유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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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 보존처리 전(왼쪽)과 후 모습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201510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선림원지에서 통일신라 불교 미술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금동보살입상과 불상을 받치는 대좌가 발굴됐다.

 

이 보살입상은 출토지가 명확한 보살입상으로는 역대 최대일 뿐만 아니라 대좌와 광배(光背, 빛을 형상화한 장식물)가 화려해 출토 당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입상은 높이 38.7·무게 약 4.0, 대좌는 높이 14.0·무게 약 3.7이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 따르면 50cm 조금 넘는 이 유물을 보존 작업하는 데 5년이란 시간이 걸렸는데, 이 중 4년을 표면에 눌어붙은 녹을 벗기는 데 썼다.

 

출토 당시 표면에는 흙과 초록색 녹이 두껍게 뒤엉켜 있었고, 오른쪽 발목은 부러져 대좌와 분리돼 있었다. 또 광배는 여러 조각으로 파손돼 보존처리가 긴급히 필요한 상태였다.

 

보존과학센터는 "본래 색상인 도금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청동 녹을 제거해야 하나 도금층과 단단하게 부착돼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녹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드디어 오랜 세월의 때를 벗은 불상의 도금층은 선명하게 드러났고, 도금층에 섬세하게 그려진 먹선도 나타났다. 먹으로 그린 부분은 눈썹, 눈매와 눈동자, 수염, 대좌의 투각(透刻, 재료 면을 도려내거나 깎아서 무늬를 만드는 방식)된 안상(眼象, 코끼리 눈 형상) 테두리 등 모두 4곳에서 확인됐다.

 

보존처리 과정에서는 금동보살입상 내부와 표면에서 수습한 종잇조각과 금박종이 조각도 확인됐다.

 

보존과학센터는 "이들 조각에는 명문이 없고, 일부만 남아있어 용도를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섬유 분석 결과 이들 종이는 모두 닥종이로 나타났고,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법으로 절대연대를 측정한 결과 7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동보살입상은 구리합금으로 주조하였는데, 엑스레이로 투과 조사하자 하나의 개체로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고, 양쪽 팔 뒤에서는 주조 구멍 흔적이 확인됐다. 보살입상은 주물이 완성된 후 금속판으로 구멍을 막고 도금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존과학센터는 설명했다.

 

또 표면 분석결과 도금층에서 높은 함량의 수은과 알갱이 형태의 금이 확인돼 아말감 도금법으로 제작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살입상의 장식 뒷면, 대좌 귀꽃 뒷면 등에서 관찰되는 붉은색 안료는 진사(辰砂, 적색계열의 황화수은 광물을 원료로 제조된 적색 안료)와 연단(鉛丹, 납을 부식시켜 인공적으로 제조한 탄산납을 가열하여 만든 적색 안료), 진사가 혼합된 붉은 색 안료로 파악됐고, 입술에도 붉은 색 안료가 미세하게 남아 있었다.

 

머리카락에 칠한 남색 안료는 표면 부식으로 대부분 떨어져 나갔지만 일부에 남아 있는 짙은 남색 안료는 구리 계열의 석청(石靑)으로 확인됐다. 석청은 깊고 진한 파란색을 내는 천연 광물 안료다.

 

보존과학센터는 한빛문화재연구원과 함께 3차원(3D) 스캔과 이미지 복원을 통해 보살입상의 원래 모습을 확인했다. 보살입상은 보살상, 광배, 대좌와 함께 불상 머리를 장식한 보관(寶冠),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인 영락(瓔珞), 정병(淨甁, 목이 긴 물병) 등을 별도로 제작한 후 결합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보존과학센터는 "5년 동안의 보존 작업으로 얻어낸 값진 성과들"이라면서 "보살입상의 부러진 오른쪽 발목은 아쉽게도 대좌와 접합이 어려운 상태"로 올해 첨단기법을 활용한 디지털 복원으로 원형을 되살려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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