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여인의 등불
왕을 대할 때에도 결코 그들의 세속적인 권위나 힘에 위축됨 없이 당당하셨던 부처님께서 한번은 코살라 국의 프라세나짓 왕이 부처님과 승단을 위해서 큰 연등 법회를 열었을 때의 일이다.
연등회가 열리고 있는 코살라국의 슈라바스티 성에 성실하지만 가난한 한 여인이 살았다. 프라세나짓 왕이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연등회를 연다는 말을 듣고는, ‘왕은 많은 복을 짓는구나. 저렇게 복을 지으니 내생에도 큰복을 받겠구나.
나는 박복하고 가난하여 복을 지을 수 없으나, 등불을 하나 켜서 부처님께 공양해야겠는데…’라고 생각한 여인은 남의 집에서 일해 주고 받은 동전 두 닢으로 기름을 사러 갔다. 기름집 주인이 기름을 무엇에 쓰려느냐고 묻자, “이 세상에서 부처님을 만나뵙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이제 그 부처님을 뵙게 되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나는 가난해서 공양할 것이 없으니 등불이라도 하나 부처님께 공양할까 합니다.”라고 대답한 여인은 부처님 처소로 가서 휘황찬란한 수많은 등불 사이에 걸어두고 기도를 하였다.
“보잘 것 없는 등불이지만 이 공덕으로 다음 생에는 저도 부처가 되어지이다.”
이 작은 등불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밤이 깊어 등불들이 점차 다꺼졌는데도 여인이 밝혀 놓은 그 등불만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등불이 다 꺼지기 전에는 부처님이 주무시지 않을 것이므로 아난 존자가 불을 끄려 하였으나 이상하게도 손으로 끄려 해도, 가사자락으로, 또는 부채로 끄려 해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것은 비록 작은 등불이지만 마음 착한 여인의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켜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여인은 그 등불의 공덕으로 오는 생에는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수기를 하셨다. 그리고 놀란 왕과 대신들에게도 정성스러운 공양과 그 공덕에 대해 자세히 설하셨다.
위의 이야기는 불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초파일을 맞이하여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두루 벽화를 보면서 자신의 신행이 청정공양이 되도록 마음에 새겨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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