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명산 월출산 서쪽 봉우리인 구정봉 정상 부근 바위에 여래좌상이 새겨져 있다. 산꼭대기 높은 곳에 앉아 서해를 굽어보는 모습은 웅장한 월출산과 썩 잘 어울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깨나 팔이 가늘고 옷 주름도 얇게 표현된 점 등은 통일신라의 영향인데, 팔의 각도가 조금 부자연스럽고 얼굴도 사각형에 가까운 점은 고려시대 초기의 특색이기도 하다. 이런 면을 종합할 때 이 불상의 제작 시기는 고려 초로 봐야 할 듯. 불상 오른쪽 무릎 옆에는 선재동자가 새겨져 있는데, 너무 작아서 애써 이곳까지 올라와서 못 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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