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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22 21:07
[출판/공연] 백장선사법어와 선문답해설서<백장록 강설>
 글쓴이 : 양경연기자
 

원오스님 역해|신국판ㅣ흑백ㅣ528쪽ㅣ20,000원


“천상천하 주인으로 부처행하며 살아가세”

백장선사의 법어와 선문답 최초 해설

 

백장어록 해제(解題)

백장(百丈)스님의 휘(諱)는 회해(悔海: 749~814)이며 복주(福州) 장락(長樂)사람이다. 상은 왕씨로 어린 나이에 세속을 떠나 삼학(三學)을 두루 닦았다. 그때 대적(大敵: 709~788, 마조스님의 호)스님이 강서(江西)에서 널리 교화를 펴고 있었으므로 찾아가 마음을 쏟아 의지 하였는데, 서당지장(西堂智藏: 735~814), 남전보원(748~834)스님과 함께 나란히 깨친 분이라고 이름 났었다.

선종의 수행가풍을 실질적으로 확립한 백장회해스님의 어록은 일찍부터 독립된 본이 있었다. 『조당집(祖堂集)』에 의하면, “교화한 인연은 실록(實錄)에 자세히 실려 있다” 하였고. 또 “문도 신행(神行)과 범운(梵雲)이 법어를 결집(結集)하여 어본(語本)을 편집하였는데, 오늘날 어본이 후학들에게 유행되고 있다”고 한 탑명(塔銘)의 내용에서 문도들이 모은 어록이 있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에는 어록(語錄)과 광록(廣錄)을 구분하여 싣고 있는데, 광록은 다른 어록과는 달리 긴 자설(自說)의 법문형식으로서 교학적인 배경이 두텁다. 법문은 양변(兩邊)을 떠난 중도(中道)에 입각해 있고, 그 중에서도 대승입도돈오법은 스님의 대승법문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 하겠다.

스님의 제자로서 『전등록(傳燈錄)』에서 말하듯이 위산과 황벽 두 스님이 중요하다. 위산스님은 그 제자인 앙산스님과 함께 위앙종의 종조가 되고, 황벽스님은 임제(臨濟)스님을 배출하여 임제종의 원류가 된다. 즉 5가 종파에서 최초의 두 파가 백장스님 아래에서 나온 것이다.

백장스님 이후, 선원(禪院)은 생활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율원(律院)등에 속해 있던 선원이 독립적인 체계를 갖추게 되었고, 상당(上堂)하여 공개적으로 설법하는 설법당(說法堂)이 마련되었다. 또한 대중 운력이나 10가지 소임 등 선원생활을 규율하는 청규(淸規)가 백장스님에서부터 발달하게 되었다. 이렇게 엄격한 규율과 대중 운력을 통한 경제적 자립은 폐불 속에서도 선문(禪門)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스님의 일상생활을 나타내는 한마디는 이러하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

 

간화선의 뿌리 ‘조사선’으로 언하대오를!

『백장록 강설』은 백장선사의 대중 법문과 선문답을 최초로 해설한 책이다. 그동안 혜능선사, 마조선사, 임제선사, 조주선사 등의 선어록은 국내외에서 해설본이 출간된 적이 있지만 백장선사의 어록이 강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해자인 원오스님은 당신의 수행체험과 깨침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지혜와 유머가 가득한 선문답을 원문의 깊은 뜻과 멋을 살려 흥미롭게 도움말(보설)을 주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간화선의 뿌리인 조사선의 마음공부를 드러낸 점이 특징이다. 조사스님이나 선사가 ‘마음이 곧 부처’인 도리를 설법이나 문답, 행위, 고함치기(할) 등으로 수행자에게 제시했을 때 이를 단박에 깨닫는 것을 언하대오(言下大悟)라고 한다. 사람의 본심을 곧바로 일러주는 직지인심(直指人心)의 가르침을 받고 곧바로 깨달으면 조사선으로 깨달은 것이요, 그 법문에서 알아차리지 못해 화두로 삼아 참구하는 것은 간화선 공부라고 한다. 중국 당나라 때의 조사선이 퇴보하여 송나라 때 대혜종고 스님에 의해 제창된 것이 간화선이다. 상근기는 조사선으로 깨닫고 중ㆍ하근기는 간화선으로 깨닫는다는 말은 이 때문에 나왔다.

알다시피, 조사선의 시작은 육조혜능(639-713) 선사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실제로 조사선을 확립해 구체화시킨 사람은 혜능의 손제자인 마조도일(709-788) 선사이다. 조사선은 마조도일에 의하여 대성되었는데 그후 그의 제자 백장, 황벽, 임제 선사 등에 의해 크게 발전했다.

조사선은 부처님의 경전보다는 육조혜능 등 역대 선종 조사들이 남긴 말씀과 어록을 중요시 한다. 경전이나 언어 문자에 적힌 내용 보다는 직관적인 사색을 통하여 선을 체득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선(禪)은 문자나 경전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선은 불법의 진수로서 경전 밖에 별도로 전해오는 진리로서 곧바로 인간의 마음을 직시하여 견성성불하게 한다는 것이다.

조사선을 상징하는 법문 가운데는 마조 대사의 ‘즉심시불(卽心是佛: 마음이 곧 부처다)’과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는 말이 가장 유명하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선이란 ‘나(ego)’ 아닌 나(無我이자 大我로서의 참나, 佛性)를 찾는 일이며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바로 일상의 삶이 선의 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조사선은 특별히 좌선을 하거나 화두를 들지 않는다. 화두 없이 묵묵히 좌선을 통해 자기 마음을 비춰보는 회광반조(廻光返照)를 통해 마음을 쉬어 자기 자신이 본래 깨달은 부처임을 자각하는 수행이다. 스스로 불성을 갖고 있는 부처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이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간화선과의 조사선의 차이점이다.

 

본래부터 나고 죽음 없는 “이것이 무엇인가?”

무시이래(無始以來)로 저 태허공(太虛空)은 단 한번도 생겨남도 없고, 변하지도 아니하고, 멸하지도 않아, 불생불멸(不生不滅)이요 불구부정(不垢不淨)이며, 부증불감(不增不減)이요, 그대로 여여(如如)하여 무생법인(無生法印)이, 이 아닌가. 신령스런 한 빛 밝게 빛나, 온 우주(宇宙)를 머금었고, 무변광대(無邊廣大)하여,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만들고 허무나니, 이 한 물건이 무엇인가?

펼치면 끝 간 곳이 없고, 접으면 흔적조차 찾을 수 없으니, 희유하고 희유하다.

찾으면 찾을 길이 없지만, 찾지 않으면 언제나 항존(恒存)하여 역력하니. 온 생명을 다 드러내어, 산하대지(山河大地) 초목총림(草木叢林) 비금조수(飛禽鳥獸)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일체시(一切時) 일체처(一切處)에 이 아님이 하나 없다.

석가세존, 이를 밝혀 부처라고 하였구나. 역대조사(歷代祖師) 사자전승(師資傳承), 28대 보리달마 동토(東土)로 한 마음을 전(傳)하여 일심법(一心法)이라 하였구나.

이때부터 부처란 말이 마음으로 불리웠네. 동토일화(東土一花) 삼십삼조(三十三祖) 혜능에서 꽃을 피워, 선불교의 맥을 세워 조사선(祖師禪)이 되었구나.

회양선사 마음 전해 마조스님 마음을 일러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 하여, 지금 있는 그대로 평상심이 도라고 하였구나. 이때에 이르러 마음이 도(道)가 된 것이다.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의 청규(淸規) 확립

마조스님의 제자인 백장 회해스님이 백장산에 백장사를 지어 율원에 속해 있던, 선원(禪院)을 독립하여 총림(叢林)이 되었으며, 『백장청규(百丈淸規)』를 지어 독립된 총림을 세워, 조사선을 확립, 자립자족의 수행공동체로서의 면모를 만들었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서 수행하는 평상선(平常禪)과 여래선(如來禪)을 주축으로 수행체제를 확립하여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이루었으니, 이때부터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이란 말이 유포 되어, 세속이나 출세간이 하나같이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것이 수행이요, 수도이며, 평상행이 바로 불타행이며 부처행이며, 사람이 바로 부처라고 가르쳤다.

그리하여 마조스님이 심즉불(心卽佛)이란 가르침을 더욱 발전시켜, 중생시불(衆生是佛) 즉, 인즉불(人卽佛) “사람이 바로 부처다”라고 하셨다.

이 얼마나 위대한 외침이며, 대 발현(發現)이며 위대한 깨달음이 아니겠는가.

여기에 이르러 석존께서 법화경에서 설한 사람이 부처라고 하신 가르침이, 비로소 이 동토에서 구현(具顯)되었으니, 동양의 선(禪)과 부처님의 가르침인 교(敎)가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처음으로 이루어 낸 것이며, 교법(敎法)을 통하여 마음을 깨달아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주셨다. 그 길이 바로 『백장광록』을 통하여 한 마음을 밝혀 나가는 요인성불(要因成佛)의 길을 열어 주셨다.

 

선교회통(禪敎會通)을 이룬 유일한 선어록

그 어떤 선사(禪師)도 선의 지침인 불립문자(不立文字) 언어도단(言語道斷) 심행처멸(心行處滅)의 근본대의(根本大義)를 허물지 않으면서, 교법(敎法)을 통하여 선(禪)을 구현한 선어록(禪語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소중한 말씀이며, 선교회통(禪敎會通)을 통해 불교를 하나로 통일시킨 유일무이(唯一無二)의 가르침인 것이다.

백장스님의 제자인 황벽스님과 임제스님에 이르는 사가(四家)를 이루었고, 이 네 분 선사의 가르침을 엮어 사가어록(四家語錄)이 탄생 되었으니, 이를 일러 조사선(祖師禪)이라 하며,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그 법맥(法脈)과 선풍(禪風)이 혈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저자인 원오스님은 조사선의 원류(原流)와 뿌리인 사가어록을 해설하여 사부대중 누구라도 이 백장스님의 어록과 광록을 통해 평상선(平常禪)과 여래선(如來禪)을 밝히길 발원하며 이렇게 서문을 적었다.

“지금 이대로의 평상심(平常心)이 부처이며, 세상 모든 사람이 하나 같이 부처이며, 우리가 하고 있는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다 불타행(佛陀行)이며,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다 부처의 성품 바다이며, 모든 것이 진상(眞相)이며, 여기 이대로 바로 화엄회상(華嚴會上)이며, 여기가 바로 불국정토요, 내 스스로 만들어 낸 심법계(心法界)임을 밝히시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한 자유를 누리시어, 자유자재(自由自在)하고 무애자재(無碍自在)하시어서, 대해탈(大解脫)인 되시어서, 절대평등의 불성해(佛性海)에서 보살도(菩薩道)를 행하시어, 불타처럼 살아가시길 빌며, 『백장록(百丈錄)』을 온 누리에 회향(回向)합니다.”

 

저자 소개

역해 : 원오(圓悟) 스님

1950년 경남 창녕 生. 장년의 늦은 나이에 불교를 접한 그는 사업가로서 한 사찰의 신도회장을 맡아 신행을 하다가 깨달음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지 못해 결국 출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10여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깨달음을 얻은 그는 10여년 전 용인 화곡산 아래에 화엄정사(070-8253-6006)를 지어 보임(保任: 깨달음을 보호하고 지켜가는 수행) 공부를 하는 한편,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출ㆍ재가 선객들을 지도하고 있다. 스님의 가르침을 접한 재가자들이 원오 스님 카페(http://cafe.daum.net/wono1)를 만들어 지금은 대표적인 참선카페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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