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kyonews_header.jpg

 
작성일 : 14-11-18 23:40
[출판/공연] 삶의 지혜를넘어 도적의 철학으로 거듭난 <동양철학 인생과 맞장뜨다>출간
 글쓴이 : 곽선영기자
 

 

저자: 신정근

분량: 420

사양: 152*215 / 무선

가격: 17,000

분야: 인문

발행일: 20141120

 

 

‘동아시아 사상’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쉽게 ‘수양’이나 좌선’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변화가 없는 정체된 문화”라는 판단을 내린다. 이 말의 진리치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지 않고 사람들은 “꿈과 모험으로 가득 찬 서구 문화, 복종과 인내를 말하는 동아시아 문화”라는 이분법을 도출해낸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가 어릴 적에 듣고 자란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서양의 『톰 소여의 모험』의 주인공은 가족의 품을 떠나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모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반면, 동양의 『심청전』은 제 노릇을 다하지 못하는 어른을 대신해 생활의 부담을 떠안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효도와 희생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동ㆍ서양의 철학을 비교할 때도 같은 논리를 펼치곤 한다. 서양철학사는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논전을 벌인다고 생각하고, 동양철학사는 스승의 사상을 어느 제자가 제대로 이어받았는지 그 유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500년이 넘는 생명을 이어온 동양문명에 어떻게 도전과 모험의 주체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과연 동양에는 니체의 이성 비판이나 들뢰즈의 서양 철학사 비판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21세기북스 펴냄)의 저자 신정근 교수는 이러한 주류적인 시각에 도전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즉 이 책은 동양에도 도전과 모험 정신 그리고 부정과 비판의 철학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 책은 파괴, 모험, 도전, 독립, 창조, 선언, 기획과 꿈이라는 7개의 키워드를 통해 동양의 고대 문헌이 효도와 수양에 한정되지 않고 모험과 꿈의 나래를 얼마나 세차게 펼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동아시아 문화 전반에서 긍정과 부정의 상호 논쟁을 추적할 수 있는 인물과 주제를 뽑아내기 위해, 철학뿐 아니라 종교, 문화, 예술, 사회, 문학, 정치 등 전 분야를 망라했다.


둘째, 주제와 맥락에 따라 동ㆍ서양의 인물을 나란히 두어 비교 서술했다. 예를 들어 돈키호테와 비슷한 인물로 맹자를 내세워 맹자가 사람들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꺾지 않고 현실을 변혁하고자 했던 부분을 이야기하거나, 로마제국의 스파르타쿠스와 닮은 인물로 진(秦)나라의 진승을 소개하여 민중 봉기 사건을 비교 설명하고, 『오디세이』의 오디세우스와 진(晉)나라 문공의 모험을 견주어보며 자발적 모험과 수동적 모험을 구분하기도 한다.


셋째, 동양의 도전과 모험의 역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2500년 전 공자부터 현대 중국의 리쩌허우까지 주제를 시대(역사)순으로 전개했다. 다양한 인물들이 펼쳐내는 도전과 모험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후배가 선배의 사상과 문화를 어떻게 극복해왔는지 그 흐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도전과 모험 정신이 오늘날 왜 필요한 것일까? 우리는 흔히 동양문화가 복종의 윤리와 순종의 미덕을 강조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특정한 역사 시기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지적 편견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논어』만 보더라도 “인과 관련되면 스승이라도 양보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효경』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굽히지 말고 싸우라!”고 말한다. 사회의 보편적 도의나 정의와 관련하여 자식이 부모에게, 신하가 군주에게 결코 복종의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의가 현실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 아무런 주견도 없이 남의 의견을 그저 따르거나, 기성의 권위에 주눅이 들어 체제에 순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동양을 효도와 희생의 문화로 규정하며 그렇게 사는 것이 세상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양철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의에 대해 공분과 저항을 말하고, 새것에 대해 도전과 창의를 내세우고, 미지에 대해 모험과 꿈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 소극적인 이미지의 수양이 동아시아 문화를 대변하다 보니, 기나긴 역사의 흐름에서 뜨겁게 흘러넘쳤던 모험과 환상이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동양 문명의 본줄기를 찾아내려는 최초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도전과 모험 정신을 바탕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삶이 아닌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신정근

앞뒤로 갓먼당과 방아산이 자리하고 그 사이 남강이 흐르는 의령 장박에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서철학을 배우고 동양철학으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에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에서 줄곧 10년 넘게 재직하면서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부를 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그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미학과 예술을 새롭게 공부하며 관심을 넓혔다. 그 사이에 조선시대 사가독서와 같은 연구년을 맞이해서 1년간 방문학자로 베이징의 중국사회과학원에 다녀왔다. 1년 간 중국에 머물면서 문화와 역사를 가진 몇십 곳의 도시를 가족과 함께 다니며 교과서와 현장이 만나는 답사를 했다. 지금까지 한국동양철학회와 한국철학회 등에서 총무, 편집, 연구 분야의 위원, 이사, 위원장을 맡아서 학회 활동을 수행했고 사단법인 선비정신과 풍류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인문학과 예술의 결합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다.

지금까지 동양철학 분야의 연구를 줄기차게 해왔고 그 결과 전문 서적과 대중교양 서적을 왕성하게 출간했다. 저서로는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불혹과 유혹 사이』, 『어느 철학자의 행복한 고생학』, 『동양철학의 유혹』, 『사람다움의 발견』,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 『중용, 극단의 시대를 넘어 균형의 시대로』, 『철학사의 전환』, 『신정근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논어-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랑이다』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동중서의 춘추번로: 춘추-역사 해석학』, 『백호통의』, 『세상을 삼킨 천자문』, 『유학, 우리 삶의 철학』, 『동아시아 미학』, 『의경, 동아시아 미학의 거울』, 『소요유, 장자의 미학』, 『중국근현대미학사』등 30여 권의 책이 있다. 앞으로 동양 예술미학, 동양 현대철학의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인문학과 예술의 결합을 이룬 신인문학 운동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예술미학의 총서를 기획하고 있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