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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18 22:43
[출판/공연] 불교에 매혹된 미국인 이야기<미국과 불교의 만남>출간
 글쓴이 : 곽선영기자
 

미국과 불교의 만남

외래종교인 불교가 미국의 지배적 종교 및 문화와 겪는

갈등과 융합의 과정

 

불교라는 동양 종교에 매혹된 미국인들의 이야기. 대다수가 그리스도교를 신봉하던 19세기의 미국이 새로운 종교인 불교를 만나 그것을 삶의 가치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공동체와 문화적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한 책으로, 서양 사상이 접촉하여 발생하는 긴장과 수용, 변용의 과정에 대한 흥미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얼핏 미국과 불교는 어울리지 않는 말 같이 느껴진다. 미국은 서구의 물질문명과 정신세계를 대표하는 나라이고, 불교는 그와는 궤를 달리하는 동양의 사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100년도 훨씬 전부터 미국의 일부 지성인들은 불교가 그리스도교와 비교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 나아가 그리스도교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세계적 사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로 미국불교는 서구의 전통사상과 종교, 그리고 문화와의 부대낌 속에서 차츰차츰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의 주류 종교와 문화는 다분히 기독교적이지만, 이제 미국에서 불자는 250만을 헤아리며, 불교 명상을 하는 이들은 1,000만을 넘어서고 있다. 과연 불교의 무엇이 서구 사상에 깊이 뿌리를 둔 이들에게 매력을 주고 있을까? 불교가 전래된 이래 미국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엇보다 미국은 어떤 과정을 통하여 불교를 만났으며, 그 만남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이 책은 세계 주요 종교 중 하나인 불교와 19세기 미국의 만남을 문화적 흐름과 접촉이라는 관점에서 논쟁적이고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19세기 미국의 관점에서 불교의 의미를 다양하게 모색하고 해석한 노력을 추적한 이 책은, 먼저 미국에 이식된 새로운 종교 운동인 동양의 불교와 외적인 아름다움과 번영을 구가하는 미국 전통의 빅토리아 문화가 만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역사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불교를 접한 많은 미국인들이 스스로 불교를 미국 문화의 한 갈래로 간주하지만 동시에 당시의 미국 주류의 빅토리아 문화의 일부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결국 불교가 빅토리아 시대의 열렬한 지지자들에 의해 크게 지배적 문화로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적으로 서술한다.

분석을 돕기 위해 저자는 불교 신봉자와 동조자를 비교秘敎주의자, 합리론자, 낭만주의자라는 세 범주로 구성된 유형을 구축한다.

저자는 이 다양한 그룹이 미국의 가치가 구현된 구식의 빅토리아 양식에 저항하면서 앵글로-프로테스탄트 빅토리아 문화의 가설을 유행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준다. 예컨대 일부 미국인들은 불교가 과학과 양립할 수 있고 서양 신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관용을 보인 점 때문에 감명을 받았다. 또 붓다와 예수 사이에서 의미 있는 유사점을 발견하여 동양적 세계관의 지적 풍경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거나 불교와 그리스도교 둘 다에 공통되는 윤리적 차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두 신앙체계에서 프로테스탄트적특질을 인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불교에 대한 이런 다양한 반응과 해석은 문화적 접촉의 복잡성을 드러낸다. 다시 말하면, 일부 미국인들이 왜 불교에 매료되었는지, 그럼에도 왜 실제 신봉자 수는 얼마 되지 않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21세기가 열리자 개종자 불교가 번창하면서, 미국에서는 새롭고 훨씬 더 광범위한 불교 유행이 시작되었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동양으로 돌아서면서 종교적 풍광이 바뀌었고, 학구적 유행에도 불이 붙었으며, 대중적 문화도 형성되
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에 두고 이 책은 바로 이런 두 번째 불교 유행의 뿌리를 더듬는다. 이런 연구를 통해 왜 현대의 개종자들이 사회적으로 활동적이거나 참여불교를 옹호하는지, 왜 여성들이 그렇게 많은 선 센터와 비파사나 센터를 이끄는지, 그리고 왜 오늘날 미국 불교에서 평신도가 그렇게나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역사에 바탕하여 연구한 이 책은, 불교가 미국에 뿌리내리고 거듭하여 미국사회에 널리 퍼지는 문화적 상황 속에서도 미국이 본래 지니고 있는 서구적 가치, 즉 행동주의, 개인주의, 낙관주의가 지닌 지속되는 문화적 중요성을 그들 스스로 견지하며 재확인하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리하여 미국인들이 불교를 자기네 것으로 만들려 시도함에 따라 불교가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되는 문화적 변용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현대 미국 사회에서 불교의 영향력이 왜 갈수록 증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역사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국불교를 통해 한국불교 문화에 대해서도 새롭게 되새겨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토마스 A. 트위드(Thomas A. Tweed)

채펄 힐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종교학과 교수이자 문리과대학 부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Victorian Culture and the Limits of Dissent(1993), Retelling U.S. Religious History(1997), Asian Religions in America: A Documentary History(공저; 1998), Our Lady of the Exile: Diasporic Religion at a Cuban Catholic Shrine in Miami(Religion in America)(2002), Crossing and Dwelling: A Theory of Religion(2006) 등이 있다.

 

옮긴이 한창호

부산에서 나고 대구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철학을 부전공하였으며, 10여년 뒤 동 대학에서 국악 작곡을 전공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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