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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27 19:05
[불자소식] 2014불교평론 학술상에 김광식 동국대교수 선정
 글쓴이 : 곽선영기자
 

<김광식 교수>


계간 <불교평론>은 10월27일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 2014 불교평론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2월 18일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열릴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만원을 수여한다.

 수상 저서는 <불교근대화의 이상과 현실>(도서출판 선인, 2014년 발간).

 

학술상 심사위위회(위원장 허우성 경희대 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이 책은 불교 근대화의 개념, 이념에 대한 본격적인 학술 작업이 하나이면서, 불교 근대화를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해 본격적으로 학문적인 토론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서 이 책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1993년 임혜봉의 <친일불교론>을 보고, 친일불교의 대척점에 있는 항일불교, 민족불교를 조명하겠다는 연구방향을 세웠다”면서 “근대불교에 대한 전체상을 인식하게 되면서 그 흐름을 ‘불교 근대화’라고 표현했다.… ‘불교근대화’는 근대불교를 설명하는 관점이면서 동시에 근대불교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평론 학술상은 2006년 제정됐으며, 불교학 진흥을 위해 매년 간행되는 우수 학술도서 중 ▷불교사상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한 저술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고취한 저술 ▷해당 분야의 연구를 선도한 저술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한 저술 ▷주요 문헌의 치밀한 반역과 주석을 시도한 저술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다음은 심사평, 수상 소감 전문. 

 

학술상 수상작 <불교근대화의 이상과 현실>의 심사평

           

2014년 불교평론 학술상 수상작을 정하는 데는 예년에 비해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불교근대화의 이상과 현실>이 역사적이고 실증적인 연구 방식을 충실하게 활용한 저서라는 점에 대해, 후보로 올라온 그 어떤 다른 저술보다 우수했다는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쉽게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광식 박사는 이런 방면으로 불교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우리의 불교학자들 중에는 불교가 텍스트나 진공 속에 존재하는 양 초월적이고 보편적인 가르침으로만 취급하려는 성향이 강한 연구자들이 많다. 하지만 김광식 박사는 그런 성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에게 불교는 구체적인 시공 안에 존재하는 것이고, 이런 불교를 다루는 최선의 방식은 역사적 실증적 연구이다. 이런 점에서 본 수상작은 불교를 영원의 입장에서 연구하려는 성향이 강한 연구자들에게는 일종의 등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저서는 ‘불교 근대화’를 둘러싼 고민, 대안, 사례, 노선, 이념 등을 역사적 관점에서 연구한 저자의 성과물을 수정하고 보완한 책이다. 저자는 지난 20년간 근현대 불교를 연구하면서 근대불교의 변화상과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그런 고민의 과정에서 나온 개념이 ‘불교 근대화’이다. 이는 그에게 근대불교를 설명하는 관점이면서 동시에 근대불교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이다.

여태 근대불교를 설명하는 관점은 친일불교나 항일불교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와 같은 단선적인 관점으로는 근대불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관점의 수립을 모색하였다. 따라서 저자는 우선 불교 근대화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서 기초적인 연구가 절실함을 깨달았다. 그런 깨달음은 새로운 시대(근대)에 접어들었다는 불교인의 시대 의식과 주체 의식 등에 대한 탐구로 나타났다. 이는 변화된 시대상에 부응하는 불교가 되기 위해서는 불교와 불교인이 변해야 한다는 고민, 대안, 불교개혁론 등의 내용을 분석해야 함을 의미한다. 저자는 결국 ‘불교 근대화’에 대한 다방면의 분석을 통해서 근대라는 공간에서 불교가 생존하고 적응하려는 불교계의 총체적 움직임을 포착한 것이다. 이를 김광식은 단일적 흐름(시대정신)의 보편성이라고 보았다. 그러니까 이런 파악 방식은 친일과 항일보다는 포괄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자 김광식은 근대불교가 일제 식민지 체제하의 불교였기에 일본불교의 영향 및 식민지 불교정책과 무관할 수는 없었다고 보았다. 여기에서 저자는 한국 불교의 근대화에는 일본을 통한 문명 도입의 영향과 자생성이라는 이중적 노선을 함께 확인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도 본 저서는 저자가 설정한 불교 근대화 개념, 성격, 노선 등을 구체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역사적 맥락에서 서술한 책이라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불교 근대화의 개념, 이념에 대한 본격적인 학술 작업이 하나이면서, 불교 근대화를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해 본격적으로 학문적인 토론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서 이 책의 가치가 드러난다.

본 저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서술되었다. 그것은 제1장의 불교 근대화의 현실인식, 제2장의 불교 근대화의 다면성, 제3장의 불교 근대화와 불교개혁론이다. 제1장의 내용은 불교인들이 근대라는 공간에서 행하였던 고민 및 대안의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하여 제시한다. 포교, 역경, 출판 등의 전모를 조명한 성과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는 불교의 내용, 경전 등을 대중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 내용들이 제시되었다. 제2장의 내용은 개별 사찰과 개별 불교인들이 근대라는 변화된 공간에 불교를 적응시키기 위한 사례 연구들이다. 여기에서 불교 근대화의 자생성과, 노선의 다면성 등이 제시된다. 제3장 불교 근대화와 불교개혁론에서는 불교근대화의 현실인식 및 다면성의 배후를 이루는 이념을 추출하였다. 그 이념을 개혁론으로 설정하고, 그에 연관된 내용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그 주된 소재는 개혁론의 전모, 일본불교 영향, 개혁론의 노선, 개혁론의 성격 등이었다. 본 심사위원들은 이 저서가 역사적이고 실증적인 서술 방식을 선택하고, 단정, 감성, 예단을 배제했다는 점을 본 학술상의 가장 큰 수상 요건으로 보았다.

저자는 이 책의 한계에 대해서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즉 머리말에서 이 책이 ‘불교 근대화’와 ‘불교 현대화’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의 문제, 일본 및 서구에서 유입된 오리엔탈리즘과의 상관성의 문제까지 정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저서의 핵심적인 단어 중의 하나인 ‘민족불교’란 무엇인가 하고 물을 수 있다. 부처의 가르침은 인종, 국가, 민족을 초월하는 보편 종교라고 전제하자. 이런 전제에서 부처의 대자비와 ‘민족불교’, 이 양자의 관계는 무엇일까? 서로 갈등하는 관계에 있는가? 아니면 민족불교는 대자비를 실현하는 하나의 방편인가? 이런 종류의 질문들은 앞으로 저자와 우리 불교학계 모두에게 공동의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불교평론은 다시 한 번 2014년 학술상을 수상한 김광식 박사가 품고 있는 역사적이고 실증적인 정신을 기리면서, 그 성과물인 <불교근대화의 이상과 현실>이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2014 불교평론 학술상 심사위원회



[수상 소감]  20년의 고투, 근대불교의 새로운 관점을 수립하기까지

            

불교학계에서 명성이 높은 <불교평론>의 학술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대해, 먼저 심사위원님들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난 20년간 근현대 불교 연구의 개척이라는 화두를 들고 고투의 세월을 보낼 때에 후원해주신 제방의 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제가 근대불교의 연구를 개척하겠다는 입지를 세운 것은 1993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1985년에 입사한 독립기념관의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1993년 이전, 저는 독립기념의 전시 작업을 하면서 천도교, 기독교, 천주교의 연구 성과는 풍부함에 비해 불교의 내용은 빈약하기 짝이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구체적으로 조사해 보니, 그는 황무지 그 자체이었습니다. 저는 ‘고려불교’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기회가 되면 근대불교의 연구를 해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1993년, 임혜봉의 <친일불교론>이 민족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그 책이 출간되자 불교의 친일 문제를 둘러싼 언론보도가 뜨거웠습니다. 그는 불교의 친일승려, 친일내용, 친일 청산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책을 읽고 불교의 친일을 알게 되었지만, 많은 의아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불교 전체의 친일은 아닐 것이고, 사회성이 미약한 스님의 친일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며, 친일의 반대편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스님도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일불교의 대척점에 있는 항일불교, 민족불교를 조명하겠다는 연구방향을 세웠습니다.

이런 목적의식을 갖고 연구를 해서 1994년부터 논문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항일불교, 저항불교, 민족불교에 대한 연구를 징검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하면서, 동시에 근대불교의 전체상을 소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3‧1운동 민족대표인 백용성 ‧ 한용운과 백초월 등 승려 독립운동가를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일제 불교정책에 저항적인 흐름(종단건설운동, 불교청년운동, 불교개혁론, 선학원 움직임, 승려의 민족의식 등)도 조명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수행한 연구 성과물을 묶어 몇 권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연구하면서 근대 불교에는 항일승려이건 친일승려이건, 모든 승려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일정한 흐름이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를 “불교의 중흥과 발전을 기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막연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근대불교에 대한 전체상을 인식하게 되면서 그 흐름을 ‘불교 근대화’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불교 근대화의 개념을 정립 하겠다는 연구 방향을 수립했고, 기초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시대(근대)에 접어들었다는 불교인의 각성, 주체의식의 탐구이었습니다. 또한 변화된 시대에 부합하는 불교가 되기 위한 불교계의 대안, 불교개혁론, 변화상 등의 분석이었습니다. 이런 분석하에서 저는 ‘불교 근대화’를 근대공간에서 불교가 생존, 적응하려는 불교계의 총체적 움직임(의식, 흐름, 운동 등)의 본질 및 성격으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즉 ‘불교근대화’는 근대불교를 설명하는 관점이면서 동시에 근대불교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연구 성과물을 집대성한 졸저, <불교근대화의 이상과 현실>에게 <불교평론>의 학술상 수상이 주어짐을 지켜보면서, 추후에도 근현대불교 연구의 개척이라는 화두를 결코 놓지 않을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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