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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8-29 17:58
[불자소식]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폐막 '한반도 평화선언문'채택
 글쓴이 : 양경연기자
 


8월 25일부터 35개국 450여명의 아시아 종교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ACRP 총회가 평화를 위해 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현실참여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제8차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가 평화와 인권을 위해 종교인들이 연대하고 적극적 현실참여에 나설 것을 다짐하는 선언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ACRP 신임 대표의장에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자승 스님이 선출됐다.

8월 28일 ACRP 총회에 참석한 450여 명의 종교인들은 인류의 안녕을 담은 ‘인천선언문’과 ‘한반도 평화 선언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지난 8월 26일부터 ‘평화교육과 화해’ ‘인권과 행복’ ‘개발과 환경’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회의를 열고 이번 선언문을 만들었다.

인천선언문은 인류의 화합과 평등을 위해 아시아종교지도자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총회는 정부가 제 기능을 다하고 공평한 분배를 할 수 있도록 해당 정부와 협력, 이에 기반한 정책 개발에 종교지도자들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소수민족, 타종교에 대한 적대감 표출의 통로가 되는 대중 매체와 소셜 미디어 채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차별과 비방을 줄이는 법안 제정에도 힘쓰기로 했다.

한반도 평화 선언문에서는 “남북이 어떤 조건 없이 열린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며 “현재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고 다양성과 인간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8월 25일 열린 여성대회에서 제안된 내용들도 채택됐다. 종교인들은 ACRP 지원을 받아 여성ㆍ아동 차별 방지 공공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KCRP 대표회장 자승 스님은 이번 총회에서 ACRP 대표의장에 추대됐다. 자승 스님은 딤 삼수딘 의장과 함께 다음 ACRP 총회가 열리는 2019년까지 ACRP를 이끈다.

자승 스님은 폐회식에서 ACRP 대표의장직을 수락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교간 대화 기구인 ACRP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CRP 사무총장에는 김성곤(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후임으로 일본의 요시타카 하타케야마가 선출됐으며 여성위원장에는 필리핀의 릴리안 시손이 재선출됐다.

또한 이번 총회에서는 미얀마와 말레이시아가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해 회원국은 모두 21개국으로 늘어났다.

한편 2018년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한국 총회 개최를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윌리엄 벤들리 WCRP 사무총장은 KCRP 의장단에 이같은 내용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이에 대한 실무 논의를 향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총회는 8월 25일부터 35개국 450여명의 아시아 종교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4박 5일간 열렸다. 당초 공동개최국으로 거론됐던 북한측은 정치적 이유로 불참했으며 회원국에게 이해를 구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선언 결의안>

우리 아시아의 종교인들은 1953년 7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지속되고 있는 휴전상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전쟁이 기이한 형태로 지속되는 체제가 무려 61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그 동안 한반도 문제는 국제정치의 관점이나 이데올로기적 진영 논리의 관점에서 판단되고 논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종교인들은 한반도를 지배하고 있는 적대적인 이분법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분법은 적대적 관계를 양산하기 마련입니다. 남과 북은 기본적으로 군사 부문에서 강력한 적대관계를 유지하며 경쟁을 강화해왔습니다. 남과 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은 각 체제 내의 정치적 긴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로 인해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 권력의 세습과 권위주의 정권의 재탄생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남과 북은 적대하면서 서로를 닮아갔던 것입니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거부의 논리와 지독한 자기중심주의가 사회적 화합과 인권, 인간의 조화로운 발전, 개인의 존엄성, 가치와 신념, 문화적 다양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분법은 이처럼 진리를 부정하면서 내면화되었던 것입니다. 이분법을 넘어 다양성에 대한 존중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한반도의 본원적인 발전은 언제나 심각한 장애와 만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반도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는 핵무기가 아니라 평화로 가는 다양한 노선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는 다양성의 나무에서만 꽃을 피웁니다. 평화와 민주주의와 인간적 가치들은 서로 분리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평화는 풍요로운 공존과 다양한 문화들 간의 조화와 균형에서 비로소 꽃이 핍니다. 평화는 삶의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평화는 전쟁 중단의 의미가 아닙니다. 일상의 삶을 안전하게 유지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곧 평화인 것입니다.

남과 북은 서로 충분히 존중하고, 기만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에는 다양성과 비적대적 존중, 혁신과 배려, 창의력과 인간적 요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선언이나 협정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열린 마음과 창조적 정의를 추구하면서 적대적 존재들끼리 평화를 위한 본질적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 평화로 가는 미래가 열릴 것입니다. 이에 우리 아시아 종교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1. 남과 북은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1. 남과 북은 군사적 경쟁을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1. 남과 북은 다양성과 남과 북은 인간적 가치를 존중해야 합니다.
1. 남과 북은 평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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