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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2-01 00:00
[불자소식]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후일담 `출가'
 글쓴이 : 편집국
 
`면도칼 한 번에 먹구름 한 점 걷히기를,  세숫물 한 그릇에 생각 한 올 씻기기를, 수건 한 자락에 마음 한 뼘 닦이기를, 눈물  한 줄기에 연꽃 한 송이 피어나기를.'
    `출가'(出家)는 세속을 떠나 불문(佛門)에 드는 것을 말한다.  `가출'(家出ㆍ가정생활의 불만 등으로 집을 뛰쳐나가는 것)과 글자는 한 끝 차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출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출가-마음을 찾아서'(동아시아 펴냄)는 지난해 11월 인기리에 방영된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출가'의 후일담이다. `출가'의 소재가 됐던 오대산 월정사의 단기출가학교 역시 폭발적 호응을 얻으며 최근까지 지원자가 넘쳐나고 있다.

지은이는 단기출가학교 1기 수료생인 이민우 씨와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윤영관 PD. 둘은 각각 `30일간의 마음여행'과 `짧은 출가 긴 깨달음'이라는 제목으로  뒷얘기를 풀어놓는다.

이씨는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다가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는 강원도로 한 달 간 출장 간다고  했다"면서  "출가하는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가서 내 마음 가는 대로 맡겨볼 생각이에요. 마음이  흘러가다 보면 무언가 결론이 나오겠죠"라고 출가 이유를 설명한다.

한 달 간 그는 이민우가 아닌 묘명(妙明) 행자였다. 스님들처럼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나 오후 9시까지 새벽 예불, 발우공양, 불경 강의, 좌선, 울력 등  시간대별로 짜인 프로그램을 지켜야했다.

행자들이 스님들 몰래 저지른 `비행' 얘기도 재밌다. 담배 피우는 행자들  사이에 `백팔배'는 담배, `석가모니불'은 라이터를 각각 뜻하는 은어다. `백팔배'는  적발될 경우 벌칙으로 백팔 배를 해야 했기 때문에 붙은 말이다.

윤 PD는 촬영 준비 단계가 가장 큰 고비였다고 털어놓는다. 수행자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놓고 월정사 스님들과 논쟁을 벌여야 했고, 결국 참가자 전원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촬영에 반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촬영을 피하기로 합의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산사에서 보내는 편지'를 통해 "삶을 뜻하는  `生'자를 파자(破字)해보면 `牛'(소)자와 `一'자가 합쳐진 것을 알 수 있듯 삶은 소가  외나무다리를 타고 지나가듯이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의미"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 삶 역시 출가수행의 한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232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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