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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2-24 00:00
[불자소식]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 `보살예수' 출간
 글쓴이 : 편집국
 
올해는 유례없는 다종교 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어느 때보다 개신교와 불교 간의 갈등이 증폭됐던 한 해였다.

지난 5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시 하나님께 봉헌' 발언은  불교인들의  거센 반발을 샀고, 최근에는 정장식 포항시장의 종교 편향적 행보로 불교계는 대규모  불교도대회를 열기도 했다.

종교다원주의자임을 떳떳하게 밝히는 길희성(61) 서강대 명예교수가 펴낸 `보살예수'(현암사 펴냄)는 불교와 기독교의 심층적 만남을 모색하고 있어  이  시점에서 관심을 끄는 책이다. 책은 저자가 올 초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주최 일요신학강좌에서 `불교와 그리스도교'라는 제목으로 총 10회에 걸쳐 강의한 것을 다듬은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모태 신앙으로 삼고 있는 저자는 대학 시절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졌고, 미국 예일대학에서 불교사 강의를 들으면서 `자력종교(불교)'와 `타력종교(기독교)'라는 편견을 내던졌다.

1987년 개신교의 대표적 초교파 평신도 교회인 새길교회의 창립을 주도했던 저자는 가톨릭재단이 운영하는 서강대에서 20년 간 불교학을 강의했고, `예배 선택권'을 요구하다가 학교에서 제적된 강의석 군을 지지하며 `학교 종교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기도했다.

저자에 따르면 기독교와 불교는 교리와 제도의 측면에서는 크게 다르지만  궁극적인 면에서는 상당 부분 일치한다. 초월적 구원을 추구하는 두 종교는  본질적으로 죄악 세상과 탐욕적 세간에 대한 강한 부정에서 출발, 세상과 항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종교는 자기와 세상에 대한 철저한 부정과 초월을 통해 철저히 변화된  자기와 세상을 갈망하고, 도덕적ㆍ영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존재, 새로운 세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불교에서는 이를 열반 또는 불국토 등으로 부르고, 그리스도교는 하느님 나라로 부르는 점이 다를 뿐이다.

부처만이 아니라 예수도 깨달음과 자각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시했고, 부처의 혜안(慧眼) 못지 않게 예수의 영안(靈眼)도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선불교를 비롯해 모든 동양사상의 핵심은 참다운 인간성의 실현에 있고, 이 점은 그리스도교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스도교에서 구원이란 죄에 물든 인간이 하느님이 창조한 본래 모습 그대로 본래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에 대한 쓴 소리도 잊지 않는다. 저자는 "한국에서 그리스도교 선교가 성공한 이유는 전파 초기 한국사회는 종교적 진공 상태를 겪고 있었고,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같은 사회 변동 때문"이라며 "개신교는 `저질 종교'라는 생각이 지성인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최근 기관장들의 종교 편향적 발언은 진심이야 어찌됐건 신중치 못하고,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며 "이 책이 불필요한 감정의 대립이나 비방이  아니라  삶의 궁극적 의미를 향한 진지한 사색과 대화를 촉진하고, 나아가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12쪽. 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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