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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6-03 00:00
[불자소식] '하안거' 여름수행 들어가는 백양사
 글쓴이 : 편집국
 
2일 전남 장성 고불총림(古佛叢林) 백양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18교구 본사로 백암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백양사는 서기 632년 백제 무왕 때 여환선사가 개창한 고찰로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며 선지식(善知識. 가르침을 설명하고 불도에 들어가게 하는 등불같은  스승)들을 대거 배출한 선풍진작의 전통 도량이다.

이날 오전 10시 백양사 대웅전에서는 전국의 다른 사찰들과 마찬가지로  불교의 여름 수행인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가기에 앞서 결제법회가 열렸다.

안거란 일정 기간 전국의 수좌(首座.참선수행에 전념하는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일절 끊고 3개월간 수행 정진에만 전념하는 불가의 연중행사로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열린다. 안거는 석가모니 부처 당시 인도에서 유행(遊行)하는 출가  수행자들이 우기에 땅 속에서 기어나오는 작은 동물을 밟지 않기 위해 유행을 잠시 중단했던 것이 기원이다.

백양사는 내로라하는 이름난 선지식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하다.

멀게는 조선시대 서산, 진묵, 백파, 학명스님을 비롯해 가까이는  용성,  만암, 인곡, 고암, 운봉스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승들이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지난해말 장좌불와 상태에서 열반해 사부대중을 놀라게 했던 서옹스님(조계종 제5대종정)은 초대 방장으로 백양사 중창에 크게 기여했던 선승이다. 또 현 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법전 종정도 백양사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수행납자(修行衲子)들이 끊이지 않고 줄을 잇는다.

수행 명당으로 꼽히는 운문선원과 고불선원 등 백양사에 있는 선방 두 곳에  방부(房付. 안거 참가를 신청하는 일)를 들이려는 수좌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수  년 전에 예약을 해야만 겨우 이 곳에서 수행정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백양사 선방에서 용맹정진하게 되는 비구 수행승은 모두 22명. 천진암에서 수행하는 비구니 스님 10여명까지 포함하면 백양사에서는 30명이 넘는 스님들이 여름 한철을 나게 된다.

스님들은 매일 오전 3시에 일어나 간단한 예불을 드린 후 2-3시간 새벽  정진을 한 다음 오전 5시30분부터 30분간 아침 공양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입선해 정진한 뒤 점심 공양을 겸해 잠시 숨을 돌리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화두를 붙들고 용맹정진하게 된다. 이어 오후 7시 저녁 예불을 올린  뒤 또 다시 수행정진한 후 오후 9시 취침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루에  보통 10시간 이상을 수행에 몰두하는 셈이다.

최근 서옹스님의 뒤를 이어 방장으로 추대된 수산스님은 "화두를 놓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게 진정한 공부"라며 "그냥 참선한다며 앉아 있다고 수행이  이뤄지는 게 아니고 허송세월만 할 수도 있는 만큼 자신의 마음을 개혁하고 정화하며 사심없이 수행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수좌들에게 당부했다.

유나(수행자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총림선원의 총괄책임 스님)인 지선스님도 "승려는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산중에 들어오는 그 순간이 바로 결제이며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해제이니 마음을 놓지 말고 항상 수행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백양사뿐 아니라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 등 전국의  지정된 사찰 선방이나 토굴 등에서 2천500여명의 수좌스님들이 하안거에 매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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