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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24 00:00
[교양/문화] 조선시대목판 일체조사 사업 반쪽짜리 지적
 글쓴이 : 지향숙 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가 진행하는 조선시대 목판 일제조사 사업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까지 전국 110개 사찰이 소장한 조선시대 목판 2만 7000여 점에 대한 일제조사에서 정작 중요한 인경과 지정 연구 등 활용부분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사찰에 소장돼 있는 목판은 대부분 16세기부터 20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각 판본에는 고려대장경 이후 사찰로 전수돼 온 조선시대 인쇄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보존가치가 크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이런 가치를 살리기 위해 3년간 문화재청으로부터 8억 원을 지원받아 경판 조사를 실시한다.

전국사찰 경판 조사에서는 올해 충청도ㆍ전라도ㆍ인천ㆍ경기 지역 사찰 50곳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부산ㆍ울산ㆍ경남ㆍ강원 지역 사찰 24곳, 2016년에는 대구·경북·서울지역 사찰 36곳을 연차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전국사찰 경판 일제조사 사업은 목판의 인문학적 조사와 판종별 목록화, 수종 분석, 실측, 소장처 보존관리 현황조사 등으로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목판을 세척하고 보존상태를 확인한다. 또 판종 및 판수를 확인한 이후 개별 목판을 디지털 촬영이 진행한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학술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 하에 디지털ㆍ적외선 촬영을 진행하지만 인쇄 가능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인경’은 빠져 있다.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방치돼 훼손이 심각한 경판에 대한 현황 파악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자료 활용 및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인경’을 해야 한다”며 “여러 목판들을 종류와 내용을 면밀히 밝히고 실제 인쇄가 되는지 여부와 그 인쇄물을 토대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을 진행하는 불교문화재연구소 측도 인경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소장 정안 스님은 “피상적인 조사에 그치지 않고 심화된 연구를 위해서는 인경이 꼭 필요하다”며 “목판 훼손이 심각하기에 인쇄물을 모아 보고서를 발간하면 후세를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예산이다. 안상재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주무관은 “현재 진행 예정인 사업은 수정분석 정도로 문화재가 얼마나 흩어져 있고, 훼손 됐는지를 파악하자는 의미가 크다”며 “인경 부분은 뚜렷한 계획이 없다. 향후 해제나 인경 부분도 진행돼야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예산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여러 문제들은 사찰 경판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연구사업의 축소로 이어졌다.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전국사찰 소장 경판 지정 조사 연구는 중복 사업으로 연구개발(R&D)사업으로 전환된 이후 중단된 상태다.

1980년대 소장 경판을 조사한 후 문화재 지정연구 사업을 진행 중인 박상국 한국문화연구원장은 “중복 사업으로 돼 R&D사업으로 떨어져 나갔다. 이번 조사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함께 연계가 돼 종별 연구와 자료 조사, 비교 관리 등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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