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kyonews_header.jpg

 
작성일 : 02-02-27 00:00
[종단소식] 무상사 국제선원 동안거 해제
 글쓴이 : .
 
    계룡산 국사봉 자락에 터잡은 무상사(無上寺)의 선원동  2층에 벽안의 스님들과 대중 40여명이 석달간의 두문불출 참선수행(동안거)을 끝내는 해제 회향이 열렸다.

    '다음 결제에 다시 참여하고 싶습니다' '이번 수행을 통해 나도 부처가 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옴마니 반메훔' '우리 선원에서는 국제평화가 이뤄진 것 같습니다'    미국인인 이 절의 조실 대봉(大峰) 스님은 동안거를 마친 수좌들이 토해낸 소회를 일일이 들은 뒤 다짐하듯 'Just do it!'을 법문으로 내놓았다.

    동안거 수행은 겨우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Only don't know'(오직 모를  뿐)의 초발심으로 삶과 수행을 함께 가져갈 것을 당부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봉 스님은 '사람들은 언제나 바깥 일에만 신경 쓰지만 우리  마음속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더욱 중요한 것'이라며 '맑은 마음으로 안을 볼 수  있으면 바깥 일도 잘되는 법'이라고 설했다.

    폴란드 출신인 주지 오진(吾眞) 스님도 '맑은 마음 '과 '강한 중심'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방편으로 '오직 할 뿐'을 제시했다. 스님은 '우주가 우리의 수행을  도왔으며 이를 보답하는 길은 오로지 수행 뿐'이라고 말했다.

    무상사 선원은 화계사 조실인 숭산(崇山) 스님과 외국인 제자들이 원력을  모아 1년반 전에 문을 연 몇 안되는 국제선원 중 하나이다.

    4천여평의 터에 대웅전은 아직 짓지 못했고 선방과 요사채만 들어섰다.  국사봉 자락은 동학사와 신원사 등 유서깊은 사찰이 자리한 곳으로 경허, 만공 등 큰  선사들의 수행터이기도 하다.

    세계 곳곳에서 찾아든 스님과 불자 87명은 자신의 근기에 따라 1주일에서  최대 석달간 이곳에서 숭산 큰스님과 조실, 주지 스님 등의 가르침 아래 공안(화두)을 붙들고 용맹정진했다.

    공안은 한국 선수행에 있어 대표적인 것들 1천700여개 중에서  골라졌다.  숭산 큰스님의 공안집 '세계일화'에서 발췌된 것들도 있다. '우리는 오직 모를 뿐,  언제나 이 순간 밖에 없다,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했던 숭산 스님이다.

    무상사 선원은 몇 가지 점에서 남다르다. 우선 미국과 호주, 캐나다, 체코,  러시아, 이스라엘 등 수좌들의 출신 국가가 천차만별인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보다 두드러진 것은 승속이 함께 수행한다는 점이다. 한국 선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108배와 아침예불, 참선으로 하루를 시작해 아침공양, 울력, 참선, 점심공양, 참선, 저녁공양, 참선, 취침(9시 20분)으로 이어지는 일과이다.

    철저한 묵언수행이 원칙이나 1주일에 한 차례씩 법회를 열었다. 수좌들은  이때 숭산 스님과의 '공안 인터뷰'를 갖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조실, 주지  스님과의 선문답 기회도 1주일에 두 차례씩 주어졌다.

    이들은 이제 자기 나라로 돌아가 한국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할 것이다. 주지  오진 스님은 '불교의 선맥이 살아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한국뿐이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인도와 일본의 선 밖에 모르는 현실'이라며 한국불교의  세계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한국의 가장 큰 보배는 다름아닌 '달마'(법)이며 달마에는 1천700년 동안 이 땅에서의 수행이 남긴 땀과 피, 보답 등이 살아 있다'면서 '한국의 달마가 외국에서 씨를 뿌려 성공할 수 있어야 하며 우리 사찰은 그 초발심'이라고 말했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