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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0-04 00:00
[교양/문화] 불교평론 폐간 반대 움직임 확산
 글쓴이 : 전수진 기…
 

경허스님(1849∼1912)의 주색(酒色)을 다룬 기고문으로 폐간이 결정된 계간지 '불교평론'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교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학계를 중심으로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폐간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은 한동안 계속될 조짐이다. 지난 3일 불교계에 따르면 불교평론 전·현직 편집위원은 오는 9일 모임을 열고 폐간 반대를 공론화할 예정이다. 불교평론이 학술지와 일반 잡지의 가교 역할을 하며 한국 불교의 토론과 비평 문화에 상당한 역할을 한 만큼 폐간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1999년 창간한 불교평론은 불교사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사회현상을 불교의 시각으로 조명하며 한국 불교계의 지성의 장(場) 역할을 해 왔다. 경허선사 열반 100주년 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가 이달 초 열기로 한 세미나는 불교평론 폐간에 반발한 일부 교수의 불참 통보에 내달 말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불교학연구회는 조만간 불교학과 불교의 경계에 대한 바람직한 입장을 돌아보는 심포지엄을 마련할 계획이다. 불교학연구회장인 박경준 동국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어느 한 쪽을 성토한다기보다 신앙과 학문이 윈윈할 수 있는 접점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는 성명에서 폐간에 순응하는 교계 지성인을 향해 "불교평론이 이대로 사라지면 잡지와 관계한 학자들의 책임론도 거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참여와 성찰을 토대로 미래를 열 때 불교는 비로소 희망이 있다"고 일갈했다. 앞서 불교평론 발행처인 만해실천선양회 측은 지난 가을호에 실린 윤창화 민족사 대표의 특별기고문 '경허의 주색과 삼수갑산'을 두고 수덕사와 사업회에서 경허스님의 선사상을 왜곡·폄하했다며 항의하자 폐간을 최종 결정했다. 해당 기고문은 근대 한국 선(禪)불교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스님의 열반 100주년을 맞아 실은 것으로, 윤 대표는 기고에서 "오늘날 한국 승가의 계율 의식 부재는 그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한국불교가 주색과 도박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도 경허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사업회는 최근 입장 자료를 내고 "'불교평론' 폐간에 대해 덕숭총림이나 사업회의 직접 요구나 간접적 압력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업회는 "선정적 보도자료와 기고문의 사전배포 등의 사업행위에 대해 비공식적인 항의는 있었다"면서 "경허스님의 선양사업을 추진하는 문도로서 표현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할 의사표시의 자유가 결코 학문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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