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인간극장'은 오는 13~17일 오전 7시50분 5부작 '스님, 칼을 들다'를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우람한 덩치, 터프한 말투, 솥뚜껑 같은 손으로 아기자기한 음식을 만드는 국내 유일의 셰프 적문 스님을 소개한다. 경기도 평택에 자리한 작은 사찰 수도사.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도를 깨친 사연으로 유명한 이곳의 주지인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 연구가이기도하다. 약 20년째 한 손에 칼을 들고, 앞치마를 두른 채 맛있는 수행을 이어가는 스님은 푸근한 외모와 달리 요리에 관해서 만큼은 섬세하고 깐깐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스님의 사찰음식 강의는 지난 20년간 2천500명의 수료생을 낸 사찰음식계의 엘리트 명문코스다. 승가대 시절 학보사 기자로 사찰음식을 취재하던 중 공양간에서 인공조미료와 오신채(불교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음식물. 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보고 충격을 받은 스님은 이후 직접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비구승이 공양간에 기웃거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스님은 굴하지 않고 묵묵히 '요리수행'의 길을 걸었다. 스님은 '청결하고, 부드러우면서, 법도에 맞아야 한다'는 삼덕(三德)에 따라 싱싱한 재료를 찾아 산과 바다, 시장을 누빈다. 사찰음식의 기본인 육미(六味)와 삼덕(三德)의 조화를 지키기 위해서다. 스님은 또한 '어려운 일은 내가 하고, 좋은 음식은 남을 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깨끗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약한 사람들을 돌보고픈 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