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kyonews_header.jpg

 
작성일 : 11-05-24 00:00
[교양/문화] "다른 종교에 개방적 태도 가져야"
 글쓴이 : 권대희 국…
 

"내 종교만 믿으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종교와 믿음을 서로 받아들이고 나의 종교를 전하는 것이 종교 간 대화의 참 뜻입니다." 지난 23일 방한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인 장 루이 토랑 추기경(68)이 24일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국내 주요 종교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종교간 대화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먼저 국내 종교 지도자들을 대표해 "한국은 50개의 종교와 500개 이상의 종파가 있는 다종교, 다문화 사회"라면서 "다종교 사회에서 평화롭게 상생하며 살 수 있도록 좋은 말씀을 부탁드린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토랑 추기경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을 포함해 모든 인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라면서 "신앙인들이 함께 공동체를 위한 공동선을 창출하고 우리 사회를 더욱 이롭게 만들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화란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과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조율점을 찾기 위해 서로 의견을 논의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서 "오늘 다양한 종교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 뵙게 됐는데 우리는 다른 점을 갖고 있지만 서로를 형제, 가족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토랑 추기경은 또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면서 "다르다는 것은 배척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은 그 사회가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자승 스님을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 성균관 최근덕 관장, 천도교 임운길 교령, 이슬람교 이행래 이맘, 한국정교회 사무총장 나창규 신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전 사무총장 최수일 목사 등이 참석했다. 토랑 추기경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종교 간 대화는 종교 지도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면서 "일반인들이 살아가면서 환경, 전쟁, 사회 정의, 가족, 교육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종교 간 대화"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만났을 때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공통점과 차이점에 기초해 사회에 어떻게 봉사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토랑 추기경은 "한국 사회가 기술적으로 앞서가고 있고 사람들이 종교를 대단히 중요한 삶의 일부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경치도 아름답지만 인간적인 관계가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종교 지도자들의 개방적인 자세, 열린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토랑 추기경은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와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했다. 토랑 추기경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총무원장실에서 자승 스님과 10여 분간 환담했으며,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주재로 오는 10월 27일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리는 '세계종교지도자 초청 평화를 위한 기도회' 공식 초청장을 자승 스님에게 전달했다. 자승 스님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부처님오신날 축하메시지를 발표한 것 등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용주사 종 모형을 선물했다. 토랑 추기경은 자승 스님의 안내를 받으며 불교중앙박물관을 둘러봤으며 탁본체험도 했다. 토랑 추기경은 "불교라는 신앙의 뿌리에 대단한 자긍심을 갖고 젊은 세대에게 전해주려 노력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면서 "세상이 이기적이고 거칠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데 측은지심, 침묵, 명상 등 불교가 지향하는 세 가지 근본적인 가치를 계속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랑 추기경은 25-26일 성균관, 명동대성당, 가톨릭대, 절두산 성지 등을 방문하고 27일 출국한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