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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1-06 00:00
[종단소식] 조계종 차기 종정 누가되나
 글쓴이 : 한겨레신문
 
혜암 종정이 입적함에 따라 차기 종정에 대한 논의가 조심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종정은 행정적으로는 아무런 권한이 없지만, 한국 불교의 정신적 지주로 여겨지는 종단의 최고 어른이어서 수행 가풍과 종단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차기 종정은 일단 혜암 종정의 49재가 끝난 뒤 15일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종정은 종헌에 따라 현재 19명인 원로회의 의원들과 정대 총무원장, 월서 호계원장, 지하 종회의장 등이 모여 거중조정을 통해 추대한다. 설사 표결을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만장일치 추대 형식을 취한다.

94년 서의현 총무원장 체제를 무너뜨리는 종단개혁 때 정신적 지주구실을 했던 혜암 종정은 지난 99년 당시 원로회의 의장으로서 개혁세력의 지지 속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개혁세력인 현 집행부의 출범 뒤 문중·총림간 갈등이 잠잠해지는 등 종단이 평온을 찾고 있어 종정 추대를 놓고 갈등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종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선승들이 점해온 종정은 수행력과 그에 대한 원로들의 공감대 형성이 최대 관건이다. 특히 수행의 지주인 종정은 선방 수좌들의 동의와 신망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종정에 오를 수 있는 이는 몇명으로 좁혀질 수 밖에 없다.
우선 종단 원로들의 모임인 원로회의 안에서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 가야총림 방장 법전(77)스님과 화계사 조실 숭산(76)스님, 조계종 전계대화상 범룡(88)스님, 곡성 성륜사 조실 청화(79)스님, 덕숭총림방장 원담(76)스님, 황대선원 조실 성수(79)스님 등이 원로회의 의원들이다.

성철 스님의 법맥을 이은 법전 스님의 경우 원로회의 의장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 청동대불 조성과 해인사 선방 수좌들의 실상사 폭력 등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경허-만공스님의 법맥을 이은 고봉 스님의 법을 이어 해외에 선의 포교에 전념해온 숭산 스님은 외국인 현각 스님의 스승이자 <선의 나침반> 등의 저자로 최근 부각되고 있다. 범룡 스님은 합리성보다는 무인 기질이 우선시되던 조계종 가풍에서도 온화한 인품으로 존경받고 있다. 청화 스님의 경우 50년 오후불식과 장좌불와의 수행과 인품으로 수좌들과 대중들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수좌들 사이에선 화두선 외의 수행에 대한 배타심이 많아 염불선을 한 그가 받아들여지긴 쉽지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밖에 경허-만공스님의 법을 이은 전강 스님이 6.25 이후 직접 나무를 해 팔아가며 공부시킨 것으로 유명한 인천 용화선원장 송담(76) 스님은 원로회의 의원이 아니지만 선방 수좌들 사이에서 백양사 조실 서옹 스님과 함께 `법'을 물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승으로 존경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담 스님은 용화선원의 조실 자리도 마다하고, 매스컴의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은 채 일체 속세에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또 원로시대에서 벗어나 위기에 처한 선풍을 진작시키기 위해 봉화 축서사 조실 무여 스님, 제주도 남국선원 선원장 혜국 스님, 해원정사 조실 진제 스님 등 60대 스님의 추대 의견도 소수이지만 있긴 하다. 그러나 원로들이 종정을 추대하는 현재의 구도에선 이런 변화의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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