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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1-12-21 00:00
[교양/문화] 과학 종교 윤리의 대화
 글쓴이 : 손영심기자
 
과학은 20세기 우리의 삶의 양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인간의 활동이 되었다. 과학이 만능으로 치부되는 혼돈과 희망이 뒤섞인 이 시대에 과연 과학은 어떤 윤리적인 문제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가? 눈부신 생명공학의 발달로 신의 영역에 다가선 이 시대에 어떤 과학 윤리를 가지고 연구에 임해야 하는가? 과학자들은 과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연구활동에 매진해야만 하는가?

'과학 종교 윤리의 대화(저자 최재천, 궁리 출판)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이 책은 과학기술자 자신의 윤리관에서부터 환경윤리, 페미니즘, 인권문제, 국가 정책, 시민운동, 교육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들을 망라하고 있다.

한편 과학의 윤리의 문제 한 켠으로 과학과 종교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과 종교지만 서로를 배제한 과학과 종교는 맹목이고 독단이 될 수밖에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분명 과학과 종교는 서로를 의식하고 있으며 또한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요즘 과학과 종교간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올바른 자리매김을 추구하는 노력이 드물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중요하면서도 다루기가 쉽지 않은 주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담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 또한 구체적인 예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과학은 특정한 질병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그 질병을 잘 알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하면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종교는 이러한 과학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치유가 되든 되지 않든 그 질병이 인간의 실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는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그러므로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이 다듬어지지 않으면 질병은 치유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소식지인 <자연과학>에서 특집으로 다룬 내용을 토대로 꾸민 것이다. 과학자는 물론 철학자, 종교학자, 사회학자, 법학자, 교육학자, 한의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과학기술자 자신의 윤리관에서부터 환경 윤리, 인권 문제, 국가 정책, 시민 운동, 과학과 종교 문제 등에 대해 폭넓은 분석을 하고 있다. 섣부른 결론이나 상투적인 화해를 끌어내기보다 상호간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각자 처한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조심스레 밝힌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볼 때 새로운 과학지식의 등장은 늘 기존 체제에 대한 도전이었다.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우리가 선택하는 윤리가 인간적이고 합리적이려면 과학과 종교가 함께 일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인류의 미래는 과학과 종교에 고루 달려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과학기술 시대에 과학과 종교와 윤리는 어떻게 상호 소통해야할까. 이에 대한 답은 우리가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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