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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1-12-03 00:00
[교양/문화] 문화재 안내판 알 수 없는 내용들로...
 글쓴이 : 권소현
 
정부가 85억원의 예산을 책정,지난 99년부터 시작한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업’이 겉치레식 작업으로 예산만 낭비할 형편에 처했다.

30일 감사원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경남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가 보고한 안내판 개선문안 5,021건을 검수하면서 전문가 자문을 구하지 않고 일반직 공무원 1명에게 맡겨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상당수 지자체의 경우 용역과정에서 어문·국문학자를 배제한 채 고고·미술학 전문가 의견만을 물어 문장 순화는 고사하고 역사적 고찰만을 다시 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사업은 2003년까지 5년 동안 지방비·국비를 투입,전통문화재 안내판 5,710개를 정비하는 관광인프라 구축사업이다.다음은 감사원이 해당기관에 통보한 16건 중 주요 지적사례다.

[문장 잘못으로 내용파악 안된다] 유형문화재인 충북 보은의 법주사 ‘자정국존비’ 안내판은 총체적인 잘못을 드러낸예다.

‘이 비는 …화강암 비신을 끼워 조성한 것으로 자정국존도 고승이지만,고려시대 만든 역사성과 비의 형태가 희귀한 문화재이다’는 문장의 앞뒤 연결이 제대로 안돼 의미 파악이어렵다.‘…조성한 것으로 이같은 형태의 비는 희귀하고 자정국존은 고려시대의 고승이다’로 고치는 것이 알맞다.

보물로 지정된 충남 부여의 ‘능산리 사지’는 ‘강당터는길이가 37m나 되는 매우 큰 건물이며…’으로 표기,강당터가 어느새 건물로 둔갑해 버렸다.또 속리산 사실기비(유형문화재)는 ‘당시 지식인들이 숭명사대의 명분으로 불교의 억압을 의미하는 내용임을 알게 한다’는 사소한 것이지만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잘못돼 있다.

[전문 용어가 많다] 전문 용어,어려운 한자어,오자,띄어쓰기의 잘못은 부지기수였다.유형문화재인 보은 원정리 ‘삼층석탑’의 ‘이 탑은 시라 양식을 따른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탑이다’는 ‘이 탑은 사리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로 바꿔야 한다.‘사리’를 ‘시라’로 잘못 써 마치 ‘시라 양식’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기념물인 보은의 고봉정사 안내판의 ‘…위에 신원되고 여의 정에 추증되었다’는 ‘…뒤에 신원되고 우의정에 추증되었다’의 잘못된 표기로,오자와 띄어쓰기가 큰 혼란을 주고있다.‘억울한 죄를 푼다’는 신원과 ‘죽은 뒤 직위를 높여 주는’ 추증(追贈)의 뜻은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없는 단어다.

문화재 자료인 부여의 ‘민입암집 판각’의 안내문은 ‘민조선중기 문신 입암 민제인의 문집.크기는 반각이 21.5㎝×17㎝이며…’으로 적시하고 있다.그러나 덤으로 들어간 ‘민’자와 조어인 ‘반곽’으로 인해 뜻의 파악이 무척 어렵다.또 사적 및 명승지인 부여 ‘구두래’ 지명을 ‘구드래’로버젓이 적어놓아 공직자들의 무성의를 그대로 드러냈다.

보조설명을 붙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전문단어와 옛 단어도 많았다.문화재 자료인 부여박물관 석탑의 경우 ‘장주’ ‘우주’ ‘면석’ ‘풍탁’ ‘복발’ 등 한글로는 의미파악이 어려운 단어들이다.보물인 보광사 원명국사비의 ‘중창’‘보상화문’,사적인 부소산성 ‘장대’ ‘군창’ 등도 보충설명이 없으면 이해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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