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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01 08:48
[불자소식] 자승 스님, 조계종 개편 제안
 글쓴이 : 전수진기자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은 10월31일 동국대 상록원에서 열린 조계종 제18데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에서 조계종 개편에 대한 10년 계획 구상을 밝혔다. 불교계 최대 종책모임 황엄회와 무량회, 비구니회로 구성된 불교광장은 사실상 모든 중앙종회의원이 소속된 종책모임 연합체다.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상원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불교광장 총재를 맡고 있다


------------다음은 조계종 개편 10년계획 구상 자승스님 전문--------------------------

사회부장스님은 2027년 8월에 어떤 행사가 있는지 압니까? 세계 가톨릭청년 100만 명이 서울에 온다고 합니다. 30만 명은 해외에서 오고 70만 명은 국내 젊은이들이라고 합니다. 어린아이부터 온 동네가 동원되면 200만 명은 모이지 않을까 싶고, 안 그래도 침체된 한국불교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7년도에 우리 종단도 100만 명은 못 모은다 할지라도 청년범위를 넓혀 중학생 이상, 50세 이하까지 최소 20만 명을 모아 세계불교 청년대회를 열고 한국불교의 건재함을 보여줄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회부나 종회차원의 단순한 것보다는 달라이라마를 초청해서 같이 행사를 하면 어떨까 제안합니다.

특이 짜이면 종회와 함께, 전 종도와 함께, 세계불교도와 함께 이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달라이라마 초청 얘기가 나오면 역대 정부는 중국 압력에 의해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건 과거고 현재는 현재입니다. 늦어도 모든 계획안을 내년 3월 종회 전에 세워서 우리도 20만 청년불자를 모았으면 합니다. 큰 틀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주시고 준비해주시길 바랍니다.

요즘 종회의원이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재미없다는 건 2가지입니다. 하나는 자승이가 모든 걸 다 알아서 하니까 종회의원이 할 일이 없다는 뜻이 포함될 테고, 또 하나는 신심과 원력이 부족해서 할 일을 못 찾고 있는 겁니다.

종회의원 의무를 모르고 남들이 하니까 하고 싶은 사람, 나는 종회의원 뜻이 없는데 은사가 하라고 해서 하는 사람, 본사주지스님이 하라고 해서 하는 사람, 또는 내가 종헌종법을 잘 숙지해서 종단을 바로 세우겠다는 원력을 세운 사람. 구구각색 생각을 갖고 할 겁니다.

종회의원이 해야 할 가장 큰 의무 중 하나가 종단 미래를 내다보고 어떻게 하면 한국불교가 중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겁니다. 지금 종단은 너무 비대해졌습니다. 비만으로 가득합니다. 속된 말로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지금 각 산하단체까지 치면 300명이 넘는 종무원이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뒷면 중앙분담금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종단은 중앙분담금을 폐지하고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기간을 종회가 만들어주고 총무원이 10년 뒤에는 직영사찰과 직할사암만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축소해야 합니다.

축소에는 교육원과 포교원이 해당됩니다. 교육원 생긴 이래로 승려가 늘어났나, 승려교육의 질이 높아졌나, 수행풍습이 강화됐나, 오랫동안 예산 지출해가면서 수행자 출가자가 늘어나긴 했습니까. 포교원이 있지만 어린이법회, 청년불자, 신도가 늘었습니까.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있으나 마나 한 조직으로 전락했습니다.

교육과 포교는 본사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조계종은 본사중심제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포교원과 교육원을 없애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스럽게 두 원장이 동시에 임명받았습니다. 자세한 종헌종법은 종회에서 고민하고 교육원장과 포교원장 5년 임기를 마무리하면 본사에서 포교와 교육을 하도록 정비하고, 원이 아닌 부로 축소해 인원을 줄여야 합니다.

일반직 종무원들은 급여가 매년 올라서 10년, 20년이 되면 고액 연봉이 됩니다. 요즘 말사 주지도 없는 상황에 분담금이 계속 오르면 무슨 재주로 감당할 겁니까. 앞으로 총무원은 일반직 종무원이 퇴직하면 특수종무직 빼놓고는 스님들로 채워서 인건비를 줄이고, 스님들이 총무원에 들어와 익힌 것을 본사 업무에 펼치도록 해야 합니다.

큰 틀에서 거대한 종단을 축소해야 한다고 했지만 총무원장 권한을 약화하는 게 아니라 업무를 본사로 이관해야 한다는 겁니다. 총무원장은 감사와 징계로 통제하면 됩니다. 그리고 본사중심제로 가서 본사주지 권한이 너무 막강해질 것을 대비해 교구종회를 더 강화해야 합니다.

10년 후에는 중앙분담금을 폐지해서 분담금은 본사가 포교와 교육사업에 쓰고, 총무원은 직영사찰과 직할사암만을 가지고 예산을 편성해 운영해야 합니다. 조계종이 살아남기 위해서 10년을 내다보고 이런 역할을 종회의원들이 집행부와 논의해가면서 위원회를 구성해 차근차근 해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해내지 못하면 신도와 예산은 줄어들고, 분담금은 늘어나 다 같이 부도나는 상황이 올 겁니다.

요즘 BTN TV뉴스를 보면 조계종이 후퇴하는 느낌이 드는데 태고종, 천태종은 우리보다 더 움직이고 있습니다. 태고종은 제가 원장 당시 2위였는데 지금은 5위로 밀려나 있습니다. 그걸 회복하려고 상진 총무원장 스님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보입니다.

천태종은 사찰 하나를 지으면 우리 천년고찰보다도 더 크게 짓고 신도도 많습니다. 정치권이 구인사를 다녀가고, 총무원을 다녀가면 조계종을 깔봅니다. 구인사에 가면 전 대중을 다 모아서 보여주는데 조계종은 대통령이 방문해도 부·실장 몇이 안내하고 썰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치권은 불교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신경 안 써도 도와준다는 이미지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내야 할 때 아무 소리도 안 내서 그렇습니다. 불교는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닙니다. 불교에 불이익 주는 사람이 있으면 목소리 낼 뿐. 근데 지금 여당에서는 불교는 가만히 있어도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삼광사 같은 곳은 조계종 절보다 더 높이 평가합니다. 신도만 30~40만 명이라고 합니다. 봉은사 30만? 조계사 20만? 동원해봐야 만 명 모입니다. 이만큼 조계종은 조직력이 약합니다. 문화재 보수 지원 받아야 되는데 시의원, 도의원 군수, 시장, 대통령도 못 만드는 조계종에 누가 진심으로 스님들을 존경하고 따르겠습니까.

앞으로 총선도 있고 그 후에는 대선도 있는데 불교가 어떤 식이든 잘잘못을 가려서 잘했을 때는 칭찬의 목소리를 내고, 잘못했을 때는 꾸짖는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한국불교 중 조계종은 장자 자리를 천태종, 태고종한테 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조계종은 의욕과 열정이 안 보입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적응하려는 게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제가 얘기한 것보다 더 열심히 사는 스님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에겐 죄송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다수가 안일하게 산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조계종에 몸담고 부처님 은혜와 빚을 갚으려면 부처님법 전하는 데 모든 걸 걸어야 합니다. 형식이나 눈치가 아니라.

종회의원 비구니 열 분이 1000만원씩 대학생 전법기금을 모두 냈습니다. 절이 풍요롭지도 않은데 1000만원을 내려면 공양주, 처사 등 인건비와 전기세, 수도세 두 달 치는 낼 돈은 될 겁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그런 정신을 보고 우리가 원력과 신심을 가지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10년을 내다보고 나와 여기 계신 스님네들과 그 후손들이 조계종을 탄탄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돼주길 당부하면서 너무 긴 잔소리를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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