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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9-11 14:37
[불교소식] 17세기 ‘사천왕상’ 8건 보물 지정 예고
 글쓴이 : 전수진기자
 

화엄사_북방다문천왕, 동방지국천왕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사찰 입구 천왕문에서 부처님 가르침과 불국토를 수호하는 17세기 ‘사천왕상’ 8건을 보물 지정 예고했다.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 네 방위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사찰 정문인 일주문과 주불전인 대웅전을 연결하는 중심축에서, 사천왕상은 주불전으로 진입하기 직전인 천왕문에 배치된다. 일반적으로 갑옷을 입고 보검 등 지물을 들고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려 악귀 등의 생령으로부터 사찰을 지키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사천왕상은 장흥 보림사 목조사천왕상 등 총 3건의 보물을 포함해 현재 전국적으로 20여 건이 전한다. 17세기부터 18세기 전반까지 조성되다가 이후 불화 등 형태로 그려졌다. 전란 이후 사찰의 재건과정에서 불교의 부흥이라는 범불교적 역사적 소명을 담아 17세기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과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은 전란 이후 사찰 복구 과정에서 벽암각성과 계특 대사가 조성했다. 두 사천왕상 모두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으로 제작된 의좌형 사천왕상이며, 전체적으로 중량감 넘치는 조형 감각, 사각형의 주름진 큰 얼굴, 넓고 두텁게 표현된 콧방울 등은 동일 지역 내 17세기 전반기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이미 보물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소조사천왕상을 제작한 조각승 응원과 그 제자 인균으로 이어지는 유파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여진다. 두 사천왕상 모두 발밑에 악귀 등 생령이 없는 게 특징이다.

‘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은 전란 이후 벽암각성에 의해 주요 전각이 순차적으로 중창되는 과정에서 조성됐다. 양식적 특징과 나무의 연륜연대분석(나이테연대분석) 결과 등으로 볼 때 17세기 중엽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 현전하는 사천왕상 중 매우 드문 입상이며, 5.7m에 이르는 최대 크기의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조형적으로 가치가 있다. 발밑에는 생령으로 청나라 관리와 조선 관리를 등장시켰다. 이는 1636년 병자호란의 치욕을 극복하고 조선의 탐관오리들에게 종교적 감계와 교훈을 주고자 의도한 최초의 조각이라는 점에서 사회사적으로도 의의가 있다.

‘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은 조선 후기 사천왕상으로는 드물게 발원문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1665년 완주 송광사를 근거로 활동하던 단응과 탁밀, 경원, 사원, 법청 등 그의 유파 조각승을 초청해 조성한 것임이 밝혀졌다. 해당 사천왕상과 함께 방위가 적힌 묵서가 발견돼, 그동안 논란이 분분했던 사천왕상의 각 천왕별 방위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발원문을 통해 호남과 영남 조각승들의 불상 제작과 교류 활동도 알 수 있어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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