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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10-17 19:39
[출판/공연] <선화와 선시>출간
 글쓴이 : 전영숙기자
 

『선화禪畵와 선시禪詩』의 김양수 화백은 삶의 근원을 찾아 수행하며 깨달음의 세계를 그리는 선화가(禪畵家)로 유명하다. 김양수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림 속에 앉아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새도 되었다가, 소나무도 되었다가 때론 거대한 산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은 삶을 꿰뚫고 있다.


석지현 스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이후, 70년대 문학에서 ‘선시’라는 장르를 개척했으며, 특유의 감각적 시선과 자신만의 색채로 작품을 새롭게 읽어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전통 선시를 번역 해설한 작가 중 가장 빼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민족사는 3년 전 ‘선화와 선시의 만남’을 기획했다. 선화와 선시라는 예술과 문학의 만남은 ‘선의 세계’를 훨씬 더 편안하게 다가가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거기에는 김양수 화백과 석지현 스님과의 오랜 인연이 있었다. 두 분은 사랑방처럼 민족사에 자주 들러 차를 마시면서 ‘선화와 선시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며 의기투합, ‘선화와 선시의 만남’을 기획, 3년 만에 출간하게 되었다.

한국적 선화(禪畵)의 지평을 넓힌 김양수 화백과
석지현 스님이 번역·해설한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선시(禪詩)와의 만남


“선화는 선화라는 프레임도 거부한다. 선화에 갇히면 이미 선화가 아닌 죽은 그림이다. 소재에도 있지 않다. 대상이나 기법에도 있지 않다. (중략) 마음의 그림이지만 그것마저 표현일 뿐인 것이 선화이다. 혹자는 마음대로 그리거나 제멋대로 하는 것에 선화라는 이름을 붙이나 양두구육에 불과하다. 선화는 깨친 사람이 나를 비우고 욕심을 버린 선의 상태에서 관찰된 대상의 마음 그림자를 그린 그림이다.”
-진옥 스님(석천사)

선화란 무엇인가? 선의 세계, 곧 깨달음의 세계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진옥 스님의 말씀에서도 엿볼 수 있듯 선화는 선화라는 프레임도 거부한다. 진옥 스님은 이 책에서 “깨친 사람이 나를 비우고 욕심을 버린 선의 상태에서 관찰된 대상의 마음 그림자를 그린 그림이다.”라고 하면서 선화가인 김양수 화백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책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수십 년 동안 선화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선사해 준 김양수 화백의 내공이 선화 속에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양수 화백은 이 책의 선화를 그리며 “내 안의 주인과 마주할 수 있었으며 무명(無明) 속에서 헤매기도 하였다. 그 길 위에서 참회하며 눈물로 먹을 갈아 선사를 만날 수 있는 귀한 인연이었다.”라고 하였다.

선시는 선의 세계를 시로 표현한 것이다. 선이면서 선이 없는 것이 시요(禪而無禪便是詩) 시이면서 시가 없는 것이 선이다(詩而無詩禪儼然). 석지현 스님은 “선시란 언어를 거부하는 ‘선’과 언어를 전제로 하는 ‘시’의 이상적인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선은 불립문자(不立文字)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므로 언어에 뒤따르는 사고작용마저 선은 용납하지 않는다. 대신 선에서는 오직 자기 자신 속에서의 직관적인 깨달음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깨달음의 희열을 담은 선시를 번역하기 위해선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경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석지현 스님의 선시 번역과 해설이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가장 빼어나다는 찬사를 받는 것이다.

글/그림 : 김양수

선화 - 일휴(一休) 김양수
1960년 전라남도 진도의 한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품었던 자연은 내면 깊숙이 자리 잡으며 즐겨 다루는 그림과 글의 소재가 되었다. 더불어 생(生)의 근원 찾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어린 시절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자연은 결국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요체(要諦)이자 동체(同體)이기 때문이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얻은 깨침을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 《마음길 끝에서 풍경을 보다》 등의 시화집으로 흔적을 남겼다. 2001 시(詩)를 그리고 싶은 마음(중국 하남성낙양박물관), 2005 먹물 한 점 찍어 붓을 들면 그들이 웃을까?(학고재), 2014 그래, 바람인 듯 함께 가자(일본 동경 모차르트갤러리), 2018 물길 따라갔더니 꽃피었더라(오카자키 시립미술관), 2022 아 매화불이다(통도사성보박물관) 등 다수의 전시를 했다.
한때 모교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에서 제자들과 함께 진정한 화가의 길을 고민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진도에 낙향, 여귀산 자락에 적염산방(寂拈山房)이라 이름 붙인 작업실에서 무한의 열정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차 한잔 마시며 참구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번역: 석지현
우리나라에 ‘선시’ 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렸으며 특유의 감각적 시선으로 작품을 자신만의 색채로 새롭게 읽어냈다.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했다. 편 ㆍ 저 ㆍ 역서로는 《선시禪詩》, 《바가바드 기따》, 《우파니샤드》, 《반야심경》, 《숫타니파타》, 《법구경》,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전5권),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전5권), 《선시 감상사전》(전2권), 《임제록 역주》, 《선시 삼백수》, 《가슴을 적시는 부처님 말씀 300가지》 등 다수가 있다.

선화와 선시|글.그림 김양수|번역 석지현|민족사|값2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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