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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1-25 21:48
[출판/공연] <사유를 쏟아,붓다>출간
 글쓴이 : 전영숙기자
 

“화엄철학으로 해석한 사찰 벽화 순례기”
- 불교 도상학을 넘어 화엄적 해석학의 바다로
이 책은 흥국사, 범어사, 보광사, 선운사, 통도사 등에 있는 사찰 벽화를 화엄철학으로 살펴본 ‘그림으로 보고 소설처럼 읽는’ 24가지 불교철학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의 사찰 벽화는 불교적 가르침을 담고 있는 동시에 그 이외의 것들까지 포용하는 거대한 문화적 용광로이다. 도교와 유교, 그리고 『서유기』와 『삼국지』 등의 고전이 사찰 벽화 속에서 날줄과 씨줄처럼 교차해 독특한 한국문화의 무늬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사찰 벽화가 지닌 잡스러움의 미학을 가장 온전하고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불교의 화엄철학이다.
화엄철학은 들판에 핀 꽃들을 가리지 않고 끌어모아 하나의 거대한 연화장세계로 펼쳐내는 불교교학의 정점으로 흔히 잡(雜)화엄이란 말로 불린다. 화엄은 잡스럽다는 말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고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유일한 불교사상인 것이다.
화엄철학은 고독한 개별 존재자 사이의 근원적 연관성과 연대의 불가피성을 꿰뚫는 통찰[多卽一]인 동시에 전체적 질서 속에서 함몰되어가는 존재자의 개성과 자유를 회복시키는 실천[一卽多]을 담고 있는 원융(圓融)의 철학이다. 따라서 화엄의 인식론은 근대적 학문체계 속에서 분리되어버린 불교 수행과 불교철학, 그리고 불교미술을 하나로 통합해서 읽어낼 수 있는 도구이자, 호교론과 종교적 폐쇄성을 벗어나 존재 각각의 개성과 자유를 회복할 수 있는 실천적 기반으로서 역할도 한다.

불교 도상학을 넘어 일상에 맞닿은 사유와 비판

이 책은 화엄의 사상을 기반으로 사찰 벽화를 단순히 도상학적으로 설명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과 현실에 대한 해석학으로 나아가려 애쓴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어와 깨달음의 단절, 앎과 실천의 분리, 종교적 배타성, 종교계 내의 남성우월주의, 타자에 대한 수용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나아가 불교계나 학계에서 그동안 통용되었던 권위적 해석들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독자들에게 드넓은 이해의 지평으로 나아가길 권유한다.

『사유를 쏟아, 붓다』란 제목은 현재 정치와 종교적 견해로 증오와 분열로 가득 찬 사회구성원들이 다시 중도(中道)적 세계, 즉 붓다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존재는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서로에게 빚지고 있다는 연기적 사유를 가장 먼저 체득한 이가 붓다이기 때문이다.
저자 강호진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쓴 책으로 『10대와 통하는 사찰 벽화 이야기』(‘불교출판문화협회 올해의 불서 10’ 선정), 『10대와 통하는 불교』(‘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선정), 『한 방울의 물을 마르지 않게 하는 법』이 있다.
사유를 쏟아,붓다|저자 강호진|철수와영희|값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