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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1-24 20:10
[출판/공연] <우리말 땅이름3>출간
 글쓴이 : 전영숙기자
 

“작고 아름다운 땅이름 백 가지”
『우리말 땅이름 3』이 나왔다. ‘작은 땅이름 백 가지’라는 부제를 붙여 작고 아름다운 땅이름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말 땅이름』 시리즈는 지은이가 옛사람들이 짓고 부르던 친근한 땅이름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그 작명의 유래를 탐구하여 소개해왔는데 이번 3권이 나오면서 모두 174꼭지가 쌓였다. 그동안 소개된 땅이름의 숫자도 어디 견줄 수 있는 데가 없지만,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역사나 문학, 언어 등 인문학적 탐구로 지명을 이해할 수 있게 이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사는 동네와 고향의 강, 산, 들은 무엇을 빗대고 무엇을 희망하며 이름을 짓고 어떤 염원을 담아 불렀는지 알 수 있다. 지은이의 말대로 “지리적인 특성에 근거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거기에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세 권의 『우리말 땅이름』은 한두 마디로 밝혀 보여주기 어려운 우리 지명의 진면목에 한 걸음씩 다가서게 한다. 이는 각 권의 지은이 서문 ‘이 책을 펴내며’에 쓰여 있다.
 1권에서는 우리말 땅이름이 꾸밈없고 과장 없는 작명임을 강조했고, 2권에서는 땅이름을 짓는 데 자연의 모습을 갖다 붙여 생태적이며 생명감이 있음을 눈여겨본다. 3권에서는 이렇게 꾸밈없고 생명감 있는 작명이 대를 물려 사용되는 데에는 구성원들의 공통된 가치관이 뒷받침되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우리말 땅이름 3』은 작고 아름다운 땅이름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1, 2권이 행정지명 위주로 잘못 알려진 땅이름에 주목했다면, 3권은 자연마을과 주변 환경에서 찾아지는 작고 아름다운 땅이름에 우선 눈길을 주었다. 모두 5부로 구성했는데, 1부는 산과 골, 2부는 고개와 바위, 3부는 시내, 4부는 여울 나루 개, 5부는 마을로 나누었다. 모두 100꼭지다.
『우리말 땅이름 3』은 1, 2권에 이어 더 많은 우리말 땅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지만, 지은이가 서문에서 밝혔듯 공동체 구성원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는 새로운 관심을 추가하여 읽는 맛이 있다. 우리말 땅이름은 대부분 자연물의 모양이나 색깔을 따라 이름을 붙였지만, 그 성질에 빗대어서도 이름을 지어 자연물에 대한 숭배나 경외심 같은 공동체의 가치관이 스며 있는데 3권은 이를 관심 있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차돌바우, 차돌배기 같은 ‘차돌’ 지명은 일차적으로는 차돌이 많은 곳, 큰 차돌바위가 있는 지리적인 특성에 근거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거기에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고 했다. 차돌의 흰빛을 신성시한다든지 단단하고 야무진 성질에 대한 선호, 바위의 변하지 않는 성질에 대한 숭배심 같은 가치관이 보이지 않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땅이름은 기본적으로는 지리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 의의가 있지만 그것이 명명되고 전파되고 나아가 대를 물려 사용되는 데에는 구성원들의 공통된 가치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명은 풍습이 되고 문화가 된다. 그런 점에서 땅이름은 물질적이면서도 정신적인 자산이다. 땅이름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 윤재철
195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초·중·고 시절을 대전에서 보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1981년 ‘오월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아메리카 들소〉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세상에 새로 온 꽃〉 〈능소화〉 〈거꾸로 가자〉 〈썩은 시〉 등과, 산문집으로 〈오래된 집〉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1996)과 오장환문학상(2013)을 받았다
우리말 땅이름3|저자 윤재철|도서출판b|값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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