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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01 21:04
[종단소식]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 봉행
 글쓴이 : 곽선영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고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이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4월 30일 불기 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고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을 봉행했다.



다음은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법어 전문이다.



 


법 어


눈이 닿는 곳마다 옮기는 발길마다 꽃천지를 이루는 아름다운 좋은 계절입니다.

연초록 잎새도 꽃처럼 함께 아름답게 피어나니 푸른 하늘과 붉은 꽃이 어우러져 봄 세상은 그대로가 꽃대궐입니다. 서있는 그 자리가 그대로 꽃비 흩날리는 룸비니 동산이 되었습니다. 이천육백여년 전 카필라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난 아기부처님께 구룡이 토수로 관욕을 하시고, 발아래에는 붉은 연꽃이 피어났습니다. 그 연꽃은 오색연등이 되어 사바세계를 장엄하고 있습니다. 연등에 불을 켜고 어둠을 밝히는 것은 내 마음 속의 어리석음과 무명을 밝히는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리석음이라는 어두움을 지혜의 불빛으로 밝히기 위하여 세존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해마다 연등을 통해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무명을 깨우쳐 준 것은 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눌 만큼 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한국불교 전래이래로 일천칠백여년동안 지켜오던 음력 48일 부처님오신날까지 한달 뒤로 미루어야 할 만큼 시공을 정지시켜버린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늘 마주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 햇빛과 공기와 물과 흙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생명들의 청정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하였습니다. 인간만의 이익을 위하여 뭇생명의 생존을 위협하고 과도한 욕심과 지나친 소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제대로 알게 해 준 것입니다. 천지만물은 모두 운명공동체이며 모두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진 인드라망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코로나19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탐진치(貪嗔癡) 삼독(三毒)을 가르쳐 준 대 선지식입니다. 첫째 탐심입니다. 코로나 와중에도 꽃구경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지나치게 낸 것도 탐심입니다. 애꿎은 봄꽃을 사이에 두고서 탐심과 탐심이 부딪치는 결과를

전국곳곳에서 만들었던 것입니다. 둘째 진심(嗔心)입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가족들이 모두 가정에 머물러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딪히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기도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도반을 만나지도 못하니 그것도 참으로 화나는 일이 됩니다. 셋째 치심(癡心)입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하여 남에게 코로나를 옮기는 결과를 만듭니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게을리 하거나 불필요한 과도한 접촉 혹은 의학적 학문영역과 종교적 신념영역을 구별하지 않으려는 어리석음이 코로나 주변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일상생활은 그런대로 가능한 일상방역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으니 그나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습니다. 세상은 연기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개인 개인이 깨어있는 삶과 행동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오월의 룸비니 꽃동산에서 내 몫의 연등을 공양하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서원의 연등을 올린다면 잃어버린 봄날의 꽃동산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이천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신 고인들의 극락왕생과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발원합니다. 가족들께도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조속히 사고가 수습되길 바랍니다.

 

만인천작(萬人天作)이라고 하였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생각이 모이면 하늘의 뜻도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천만명이 연등을 한 개씩 더한다면 그 공덕으로 인하여 코로나라는 괴로움의 세상을 바로 룸비니 꽃동산으로 바꿀 수 있는 원력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존귀한 마음으로 하늘 위 하늘 아래 까지 연등으로 장엄하도록 합시다.

 

삼계개고(三界皆苦)이나

아당안지(我當安之)하리라

 

세상이 모두 괴로움으로 가득하나

내가 마땅히 편안하게 만들리라

 

 

불기2564(2020)430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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