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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6-14 00:00
[불자소식] 불국사 문화유산 옆 삶의 유산 발굴
 글쓴이 : 편집국
 
신라 문화유산의 대명사인 경주 불국사가 최근 근현대 생활유산의 보고로 떠올랐다. 지난 2월부터 경주대 박물관이 구제발굴 중인 불국사 동쪽 성보박물관 건립터 사역 일대에서 막대한 양의 근현대 생활재 유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발굴지역은 1921년 세워졌다가 73년 철거된 옛 불국사 관광호텔(일제시대에는 철도호텔) 터. 호텔이 있을 때 사용했던 술병과 라면봉지, 동전 따위의 옛 폐기물들이 의미심장한 근대 유물로 새롭게 발굴되고 있는 중이다. 1966년 고고학자 김원룡이 후학들과 경기도 소사 신앙촌 쓰레기장을 시험발굴하면서 서막을 연 쓰레기 고고학이 30여 년만에 고도 경주의 불국사에서 새롭게 성과를 올린 셈이다.

지난 9일 경주시 진현동 123-1 불국사 안 발굴현장에서 열린 발굴 조사지도위원회장. 기와, 토기 등이 가득하기 마련인 발굴품 진열대에는 일제시대 술병과 동전, 코카콜라, 해태 사이다 등의 빈 음료수병, 슬리퍼, 롯데 라면(농심 라면의 전신) 등의 40~70년대 옛 생활재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지도위원인 조유전, 김동현씨 등 전문가들은 유물량에 놀라며 “의미심장한 발굴”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이들 유물은 불국사 경내 남동쪽 일주문~사천왕문 사이 진입로의 동쪽에 있는 경내 남동쪽 호텔터와 부근(3660평)에서 나왔다. 현장에는 옛 호텔 본관과 스탠드바, 발전소 등 부속건물 5곳의 콘크리트 기초부가 남아있는데 아래쪽에서는 옛 고려·조선시대의 유물과 문화층이 함께 나와 더욱 흥미롭다.

불국사 관광호텔은 73년 사역정비로 철거될 때까지 50여 년간 영업했다. 경주 서봉총을 발굴했던 스웨덴의 구스타프 황태자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묵었으며, 독재자 박정희도 전용실을 두고 틈틈이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유한계층과 신혼여행 부부의 단골숙박지였던 만큼 발굴유물들은 근대 관광소비문화를 재구성하는 데 좋은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쪽은 출토된 생활유물들을 분류해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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