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kyonews_header.jpg

 
작성일 : 04-08-02 00:00
[불자소식] 한국식 사찰 '태고사'짓는 무량스님
 글쓴이 : 편집국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 한국식 사찰 '태고사(太古寺.영문명 Mountain Spirit Center)'를 10년째 짓고 있는 미국인 무량(44.미국명 에릭 버럴) 스님이 한국을 찾았다.

스님의 방한은 전에도 10여 차례 있었지만 이번 방문은 의미가 남다르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공장에서 주조 중인 '평화의 종' 타종식을 가진 뒤 이 종을 태고사 착공 10주년(9월19일)에 맞춰 미국으로 운반할 생각인 것.

"한국의 에밀레종을 본뜬 '평화의 종'은 세계 평화의 상징입니다. 한글과 영어, 산스크리트어, 한문 등 200개국 언어로 '평화'를 뜻하는 단어를 새겨넣었고, 아래쪽에는 50개국 어린이들이 강강술래를 하는 문양을 넣었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과 몽골 등 갈등관계에 놓인 나라의 어린이들이 직접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님이 범종을 제작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미국 9.11 테러가 터지면서.

"테러 이후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너무 속이 상해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죠. 하지만 내가 시위에 참가해 목소리를 높인다면 결국은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될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행의 과정 가운데 하나로 종을 만들기로 결심했지요"
스님이 생각하는 평화는 단순하다. 한자 '平和'는 '平+禾+口'로 분해되는데, 평화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공평하게 음식을 나눠먹는 것'이라는 것.  "인류는  항상 싸우기만 해왔다"고 말하는 스님은 "전쟁을 벌일 때 저마다 다른 이유를 내세우지만 결국은 석유 등 남의 물건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150㎞ 떨어진 시에라네바다산맥 끝자락에 짓고 있는  태고사도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대웅전과 요사채(수행자의 생활공간)는 이미  완성됐고 범종을 설치할 종각은 현재 건설 중이다. 수행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것처럼 사찰 정비도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끊임없이 해나갈 것이라는 게 스님의 설명.

"일요일마다 법회를 여는데 보통 20명, 많으면 50명 정도가  찾아옵니다.  아무 것도 없던 산에 처음 발을 디뎌 돌 나르고 땅 파던 때가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동안 주로 혼자서 모든 일을 했지만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무량 스님은 1959년 미국에서 태어나 예일대에 다니던 중 화계사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불교에 귀의한 뒤 미국에서 한국 불교 전파에 힘쓰고있다.  그의  부친 프랭크 스튜어트 버럴도 6.25전쟁에 참전해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스님은 태고사 착공 10주년에 맞춰 자신의 수행기와 사찰 건립 과정 등을  담은 책을 국내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