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kyonews_header.jpg

 
작성일 : 04-08-28 00:00
[불자소식] 자신을 낮춴 겸양의 미덕을 갖자
 글쓴이 : 편집국
 
▲ 철안 스님·봉선사 주지 
 
이번주 명설교 명법문은 경기도 남양주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이 지난 16일 음력 초하루 법회에서 한 ‘서울에서 둘째로 잘하는 집’입니다.
저는 10년 전 아프리카의 해발 6000m에 가까운 킬리만자로산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며칠을 오른 끝에 정상에서 제일 가까운 키보로지에 도착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고 한쪽 다리조차 의족에 의지하고 산을 오르고 있는 독일인 4명을 만난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열 명 중 여덟 명은 포기한다는 곳을 그 사람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오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반추해보았습니다. 우리들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남들보다는 더 나아야 한다는 생각에 일등만을 좇으며 진정한 인생의 행복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제 재충전의 휴가도 끝날 무렵입니다. 숨 가쁘게 일등만을 추구한다는 생각만으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도 생각하지 못하고 따라갈 것이 아니라 조용히 ‘나’라는 존재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의 진정한 가치는 물질이 아니라 풍요로운 정신과 나눔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항상 양보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나듯이 우리들 모두가 앞서야만 한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서로에게 양보하고 상대를 위하는 미덕을 가질 때 나는 나대로 여유로워지고 가정은 가정대로 평화롭고 정치는 정치대로 신뢰가 두터워질 것이며 사회는 사회대로 안정될 것입니다.

길가에 흔히 볼 수 있는 원조, 시조, 대대로 내려오는 집, 방송에 나온 집, 삼대 손이 하는 집 등등의 간판이름들도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간판이름은 ‘서울에서 둘째로 잘하는 집’입니다. 바로 자신을 낮춰 남을 앞서게 하는 겸양의 미덕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