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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4-22 00:00
[종단소식] 조계종 화쟁위, 쌍용자동차 희생자 범국민 추모대회 발원문
 글쓴이 : 유영준 기…
 

▲발원문 부처님은 인간의 존엄성을 끊임없이 강조하셨음에도 우리 사회는 그 동안 그 거룩한 존엄성이 무참히 짓밟히는 현실을 방관하고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지내왔습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로 스물두분의 소중한 생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는지, 깊은 참회의 말씀을 먼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가 풀려 더 이상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각자 자신이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천도재는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에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 의식입니다. 특히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영혼이 저 세상에서나마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산 자들이 이승에 남아 부처님 전에 올리는 재입니다. 천도재는 죽은 자를 위한 것이지만 산 자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죽은 자의 영혼이 안식을 찾아야 죽은 자를 떠나보낸 산 자도 평화와 안식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천도재는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이자 화쟁입니다. 천도재를 올리면서 우리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삶의 문제, 목숨의 문제, 존재의 문제에 눈을 떠야 합니다. 삶이 없다면, 목숨이 없다면, 존재가 없다면 천만금을 소유하고 온 세상의 명예와 권력을 다 가져도 부질없는 일입니다. 천도재를 통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 목숨, 존재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깊이 자각하고 느꼈으면 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서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다른 생명을 의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 형제처럼, 이웃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불교에선 이것을 연기법, 인드라망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소유욕에 휩싸여 생명보다 돈을 더 귀중하게 여기고, 내가 잘 살기 위해선 다른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내몰려도 좋다는 물신주의,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위험하면 나도 위험해진다는 진리를 망각하고 돈에 눈이 멀어 거룩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하게 짓밟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여기 모이신 많은 분들은 한없이 분노하고 증오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끝없는 고통을 재생산할 뿐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절망에 빠지지 말고 희망을 만들어야 나가야 합니다. 이제라도 노동과 자본의 문제가 공존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의 길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서로가 상생하는 희망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쌍용차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쌍용차 문제를 잘 풀어냄으로써 우리는 짓밟힌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되살릴 수 있습니다. 이번 천도재를 통해, 산 자와 죽은 자의 화쟁을 통해 오늘 모시는 영가와 같은 희생 노동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모든 생명을 부처님처럼 존귀하게 여기는 세상이 오도록 부처님의 가피를 믿고 정진, 또 정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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