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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27 00:00
[교양/문화] 이달의 추천시
 글쓴이 : 홍현숙기자
 
산문에 부는 바람
                    최지원스님시

구천의 눈밭을
헤매다
되돌아 온 바람이
산문 앞 넋이 되어
울고 있다.

눈보라에
저물어 가는
겨울산사
면벽한 노승의
잃어버린 미소
어둠이 덮힌 뜨락에
길잃은 산짐승들이
산허리를 물어뜯고 있다.

바람에 쫓기는
멧짐승들의 울부짓음
다들 어디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산문 밖
나목들은
겨울바람에
일어서는 살갗들을
하나 둘 베어 내어
태고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산문에 부는 바람은
그칠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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