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file/bulkyonews/b5c03f66a8ee8e39e62d82438cac0feb_53e849621275f.jpg)
영화 <동승>의 포스터 사진입니다.
이지엽,정성욱의 <얼굴> 중에서...
오지않는 엄마를 몰래 기다렸습니다
밖으로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동구 밖 단풍나무의 키가 자라는 것처럼
내 키도 자랐지만 오신다는 엄마는 오지 않습니다
이젠 엄마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롱아롱 봄볕에 타는 아지랑이처럼 가물하기만 합니다
큰스님은 엄마를 기다리지 말라고 하셨지만
날마다 단풍나무가 선 억덕배기에 올라가
먼 산길을 혹시 오시나 하고 바라보았지만
억새풀만 가득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림이란 이런 것이었습니다
마음 안에 눈물을 모아 만든
작은 샘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그리움이란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기다릴 것입니다
단풍나무가 다 자라고
내 키가 단풍나무의 절반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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