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kyonews_header.jpg

 
작성일 : 12-02-06 00:00
[불자소식] 무산스님, 설악산 신흥사 동안거 해제법회
 글쓴이 : 전수진 기…
 

오늘 6일 오전 10시30분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속초 신흥사에서 동안거 해제법회를 열었다. 지난 석 달 동안 신흥사 향성선원(香城禪院), 백담사 무금선원(無今禪院)에서 동안거(冬安居) 정진에 힘쓴 70여 명의 스님이 설법전으로 분주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진을 마치고 만행 길에 나서는 이들에게 신흥사 조실(祖室) 무산 스님은 해제법회에서 수행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법문을 전했다. 무산 스님은 "내가 말이야 박근혜 안철수 손학규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느냐"라고 물으며 "법어는 종정 예하의 것을 들으면 될 것이며 오늘 내 말은 늙은이의 노망으로 들어달라"고 법문을 시작했다. 스님은 "오늘 법회가 끝나면 여러분은 산문 밖으로 나가지만 그것은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구속"이라며 "이제 선지식(善知識)이라는 이름의 스승을 찾아 끝없이 여행하라"고 당부를 전했다. 안거란 동절기 3개월과 하절기 3개월씩 전국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동안거에서는 전국 99개 선원에서 총 2천382명이 정진했다. 무산 스님은 "나는 여든까지 살았지만 아직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건지 잘 모른다"며 "그것을 알기 위해 참선이라는 이름으로 수행하고 안거하는 것 아니냐. 콧구멍만한 방에 들어앉아서 구멍으로 들어오는 밥을 먹으며 3개월 동안 징역살이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이제 3개월 동안의 공부가 바로 됐는지 점검을 받아야 한다"면서 "선방에서는 밥을 주고 불까지 때주지만, 이제부터는 또 다른 고행의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선지식은 명산대찰, 천년고찰, 고담(古談) 속에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거리의 노숙자, 노점상, 대장장이 등을 열거하며 "그 사람들이 선지식이니 그들의 슬픔과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경청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장이와의 만남을 일화로 소개했다. 정성스럽게 염습하는 한 늙은 염장이를 만나 칭찬하자 "내 마음이 편하자고 염습을 하는데 시신을 위해서 하는 것처럼 보여서 부끄럽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 스님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참 부끄러웠다"며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봤다. '내가 왜 그렇게 살아왔나. 염장이의 말이 팔만대장경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염장이의 말에 생로병사, 제행무상, 법화경, 선문답이 다 들어가 있다"며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은 골동품일 뿐 중생 한 명 구하지 못한다"며 살아있는 선지식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백담사, 신흥사 등이 자리 잡은 설악산은 한국 불교의 선맥(禪脈)이 태동한 곳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의 종조(宗祖)로 추앙받는 도의선사가 통일 신라 시대 때 양양 진전사에서 40년 동안 수도, 제자 염거(廉居)에게 남선(南禪)을 전수하고 입적했다. 숭유억불 정책을 앞세운 조선시대를 거치며 가라앉았던 이곳의 선풍(禪風)은 속명에 따라 '오현 스님'으로도 불리는 무산 스님이 1998년 백담사 무금선원을 설립하면서 다시 진작됐다. 무금선원에는 규율이 엄하기로 유명한 무문관(無門關)과 갓 출가한 스님을 위한 기본선원이 있다. 무산 스님은 1999년 신흥사 향성선원도 복원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무산 스님은 이날 법문을 마치며 "출가를 한 만큼 진정성을 갖고 수행하라"며 "출가도 세 차례에 걸쳐 이뤄져야 하며 첫째 육신, 둘째 5온(五蘊,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적·정신적 요소로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을 말함), 셋째 법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참석자에게 재차 당부했다.


 
   
 



불교일보 동영상 전문채널
서울 불교방송
가장 많이 본 뉴스